26일 독일 뉘른베르크 프랑켄슈타디온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2006 독일 월드컵 16강전. 유럽 강호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는 선수들이 페어플레이 정신을 망각하고 줄지어 퇴장당하며 9 대 9로 싸우는 등 최악의 경기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8년 만에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은 네덜란드. 2002 한일 월드컵 때 개최국 한국의 벽에 막혀 16강 진출이 좌절된 포르투갈. 여기에 유로2004(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 맞대결(포르투갈 2-1 승)을 포함해 포르투갈에 1승 3무 5패로 열세인 네덜란드 선수들의 자존심 회복 기세까지. 경기 전부터 양 팀은 승부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 시작 2분 만에 네덜란드 마르크 판 보멀이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심한 파울을 해 심판에게 경고를 받으면서 이날의 난투극은 시작됐다. 5분 뒤 네덜란드의 칼리트 불라루즈가 다시 호날두에게 심하게 태클해 포르투갈 팬들의 야유 속에 경고를 받았다. 자극 받은 포르투갈 선수들도 플레이가 거칠어졌고 전반 20분 마니시가 첫 경고를 받았다.
결국 전반 종료 직전 포르투갈의 코스티냐가 경고 누적으로 처음 퇴장당했고 후반 18분 불라루즈, 33분 데쿠(포르투갈), 전반 종료 직전 히오바니 판 브롱크호르스트(네덜란드) 등이 줄줄이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미 한 차례씩 경고가 있었던 코스티냐는 네덜란드의 안드레 오이여르의 패스를 오른손으로 막았고, 불라루즈는 측면을 침투하던 루이스 피구의 안면을 팔꿈치로 때렸다. 데쿠는 프리킥이 선언되자 공을 들고 시간을 지연했고, 판 브롱크호르스트는 경기 종료 직전 티아구에게 반칙을 범해 각각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역대 월드컵에서 1938년 브라질-체코슬로바키아전, 1954년 브라질-헝가리전, 1998년 덴마크-남아프리카공화국전 등에서 한 경기에 세 명이 퇴장당한 적은 있지만 4명이나 레드카드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
포르투갈과 네덜란드는 이날 월드컵 역사에서 치욕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뉘른베르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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