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을 시작으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과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 이어 4번째 네덜란드 출신 감독으로 '태극호'의 지휘봉을 잡은 핌 베어벡(50)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베어벡 감독은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2년 간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어 나갈 청사진을 공개했다.
베어벡 감독은 이날 "굿모닝(안녕하세요)"이라며 첫 인사말을 던진 뒤 "앞으로 5개월 간은 아시안컵 축구대회 본선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 K-리그 구단 및 대학팀들과 협조를 해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16강을 넘어 8강까지 진출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가 많다"며 "그런 선수들을 옳은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게 내가 해야 할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독일월드컵의 짧은 준비 기간 때문에 대표팀의 근간이 되는 K-리그 및 대학팀들과 많은 협의를 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베어벡 감독은 "K-리그와 대학팀은 대표팀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베어벡 감독은 특히 "대표팀이 설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감독 혼자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다"며 "국내 축구 구성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언론과 축구팬들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축구 철학에 대해 "기본적으로 압박과 열정적인 축구를 좋아한다"며 "한국적인 축구에 네덜란드식 축구의 아이디어를 접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어벡 감독은 "축구에 있어서 전술은 중요한 부분이다. 모든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치고 장기계획을 확정지은 뒤 8월부터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또 "한국 축구팬들은 결과 위주로 대표팀을 평가한다. 그런 부분이 대표팀을 새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될 수 있다"며 "어떤 시스템을사용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불필요할 수 있다"며 "마스터플랜이 나오는 대로 답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령탑 경력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히딩크 감독 및 아드보카트 감독 등과 4년여의 시간을 보내면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고 본다"며 "누구나 처음 대표팀을 떠맡아 감독의 역량을 증명해 보이는 시기가 있다. 내가 지금 감독으로서 역량을 증명해보일 시기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어벡 감독은 29일 오후 2시 인천공항에서 네덜란드로 출국해 독일 월드컵을 지켜본 뒤 가족들과 휴가를 보낼 예정이며 귀국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게 축구협회 측 설명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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