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8강전 4경기 중 절반은 ‘승부차기’에서 승부가 결정됐고 독일과 잉글랜드의 희비도 승부차기에서 엇갈렸다.
독일은 1일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키커 4명이 승부차기를 연달아 성공하고 옌스 레만 골키퍼의 선방으로 4-2로 이겼다. 독일은 승부차기가 월드컵에 도입된 1982년 이후 승부차기에서 단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다. 1982년 대회 당시 서독은 준결승에서 프랑스와 승부차기 끝에 5-4로 승리했다. 1986년 멕시코 대회 8강전에선 멕시코를 승부차기에서 4-1로 가볍게 눌렀고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준결승에서 만난 잉글랜드도 승부차기로 꺾었다. 독일은 역대 월드컵 통산 14명의 승부차기 키커 중 단 1명만이 실패했을 정도. 이는 독일인 특유의 침착성에다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슈팅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잉글랜드 승부차기에 왜 약할까▼
반면 잉글랜드에 ‘승부차기’는 저주와 같다.
잉글랜드는 1990년 이탈리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등에서 연이어 승부차기 실패로 고배를 마셔왔다. 데이비드 베컴은 “혹시 모를 승부차기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고 오언 하그리브스는 “우리는 베컴, 제라드, 램퍼드 등 세계 최고의 키커들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2일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 베컴은 부상 때문에 교체됐고 그토록 믿었던 램퍼드와 제라드는 승부차기에서 나란히 실축했다.
잉글랜드 축구는 전통적으로 ‘킥 앤드 러시’. 정확한 슈팅보다는 크로스와 중거리 슛 등 장축에 의존을 많이 하기 때문에 승부차기에 약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있다.
잉글랜드는 언제쯤이나 승부차기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2006 독일월드컵 8강전 브라질 vs 프랑스
2006 독일월드컵 8강전 잉글랜드 vs 포르투갈
2006 독일월드컵 8강전 이탈리아 vs 우크라이나
2006 독일월드컵 8강전 독일 vs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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