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6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8강전.
광주동성고는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3경기 연속 1실점만 하는 ‘짠물 마운드’를 앞세워 제주관광산업고의 돌풍을 잠재웠다. 유신고는 하위 타선의 활약을 앞세워 개성고를 누르고 8년 만에 4강 무대를 밟았다.
광주동성고와 유신고는 6일 오후 3시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광주동성 3-1 제주관광산업▼
광주동성고와 제주관광산업고는 지난겨울 제주에서 열흘 넘게 동계훈련을 함께하면서 서로에 대해 훤히 알고 있는 사이. 양 팀 선발 투수인 광주동성고 양현종과 제주관광산업고 김성현은 상대 타자들을 속속들이 꿰고 있어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광주동성고는 9번 타자 임세준만이 안타(2개)를 쳤고 제주관광산업고는 3안타의 빈공.
하지만 수비와 조직력에서 앞선 광주동성고가 결국 웃었다.
광주동성고는 3회 말 임세준의 3루타와 볼넷 2개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더블 플레이를 노리던 상대 2루수의 1루 악송구를 틈타 2점을 먼저 뽑았다. 실책으로 1점을 내주며 쫓긴 동성고는 8회 말 선두타자 임세준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1사 1, 2루에서 3루 도루를 하다 상대 3루수의 실책으로 홈에 뛰어들어 승부를 갈랐다.
▼유신 3-1 개성▼
유신고의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가 승리를 이끌었다.
유신고는 2회 말 1사 후 6번 타자 장철희가 볼넷으로 나간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박준홍이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를 밟은 뒤 상대 허를 찌르는 더블스틸로 만든 2, 3루 기회에서 이상명의 왼쪽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유신고는 김준영의 오른쪽 안타까지 곁들여져 2-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4회 초 1점을 내준 유신고는 6회 말 선두타자 정수빈의 안타와 상대 실책에 따른 1사 3루에서 이진욱의 희생 플라이로 쐐기를 박았다.
유신고 이성열 감독은 “원래 8강이 목표였다. 동성고와의 4강전은 투수전이 될 것 같은데 뛰는 야구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오늘의 스타 - 광주동성 양현종
4일 제주관광산업고와의 경기에서 이번 대회 두 번째 완투승을 따낸 광주동성고 왼손 에이스 양현종(18·사진)은 “완투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별 걸 다 묻는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양현종은 타고난 완투형 투수다. 그는 “1회부터 3회까지는 전력을 다해 던지고 4∼6회에는 맞혀 잡으면서 힘을 비축하고 7회부터는 집중력을 발휘해서 던진다”고 말했다.
한 경기 패배가 곧 팀의 탈락으로 이어지는 토너먼트 방식의 대회에서 투구 완급까지 조절하는 경지에 오른 것.
경기를 마음먹은 대로 조절하려면 제구와 함께 결정적인 승부구가 있어야 가능한 일. 140km 중반의 빠른 직구를 갖고 있는 양현종은 올해 초 동계훈련 때부터 몸쪽 직구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갈고닦은 이 승부구로 이날 삼진 15개를 잡았다. 자신의 최다 탈삼진 기록은 대통령배 1회전에서 대전고를 상대로 뺏은 18개.
양현종은 프로 구단의 1차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유망주. 미네소타 트윈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부모님과 상의 끝에 미국 진출은 아직은 이르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광주 학강초교 5학년 때 ‘멋있다’는 이유로 야구를 시작했으며 중학교 때 외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투수의 매력은 “삼진 잡을 때의 짜릿함”이라고. 183cm, 83kg. 좋아하는 선수는 노련하면서 배짱 있는 투구를 하는 한화 구대성.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8강전
제 주 관 광 산 업 000 100 000 1
광 주 동 성 002 000 01× 3
개 성 000 100 000 1
유 신 020 001 00× 3
○ 오늘의 황금사자기(8강전)
△서울-공주(15시) △장충-배명(18시 30분)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