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9일 오전(한국시간) 슈투트가르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줏빛군단’ 포르투갈과의 3-4위 결정전에서 후반전에만 3골을 몰아 넣어 1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포르투갈에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6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번 대회까지 11번이나 4강에 오른 독일은 우승 3회, 준우승 4회, 3위 3회, 4위 1번을 차지했다.
4위에 그쳤지만 포르투갈은 에우제비오를 앞세워 3위에 올랐던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포르투갈은 톱시드를 받은 3개팀(멕시코, 네덜란드, 잉글랜드)을 격파하는 등 탄탄한 전력을 드러냈으며 이번 대회에서 5승 2패를 기록했다.
변함없이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포돌스키를 투톱으로 내세운 독일은 전반전을 득점 없이 끝마쳤다. 독일은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제바스티안 켈이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포르투갈 골키퍼 히카르두의 선방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첫 골이 기록된 것은 후반 11분. 포르투갈 진영 왼쪽을 파고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빠르게 중앙으로 방향을 전환한 뒤 골문을 향해 강력한 오른발슛을 날렸다. 수비수 2명과 골키퍼가 볼을 걷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슈바인슈타이거의 슛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독일은 5번 뒤 추가골을 집어 넣었다. 프리킥 찬스에서 슈바인슈타이거가 때린 강력한 오른발슛이 수비수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 이 골은 포르투갈 미드필더 알만도 프티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독일의 골폭풍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도 골을 기록한 선수는 슈바인슈타이거. 세번째 골은 마치 첫번째 골의 리플레이를 보는 듯했다. 후반 33분 포르투갈 진영 왼쪽으로 침투한 슈바인슈타이거는 다시 중앙으로 방향을 돌려 오른발슛을 때렸고, 발등에 정확하게 맞은 볼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날 경기 두번째골.
다급해진 포르투갈은 루이스 피구를 중심으로 총공격을 펼쳤으며 후반 43분 누누 고메스의 다이빙 헤딩슛으로 1골을 만회했다. 1-3.
포르투갈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계속해서 독일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독일대표팀의 왼쪽 측면 미드필더 슈바인슈타이거는 멋진 오른발슛으로 두 차례나 골네트를 갈라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슈바인슈타이거는 독일의 두번째 골이 포르투갈의 자책골로 기록돼 아쉽게 대회 첫 헤트트릭에 실패했다.
‘원맨쇼’를 펼친 슈바인슈타이거는 경기 수훈선수에게 주어지는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4강전까지 벤치에 앉아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던 독일대표팀의 골키퍼 올리버 칸은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해 월드컵 고별전을 치렀다. 칸은 포르투갈의 날카로운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아내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포르투갈의 간판스타 루이스 피구도 월드컵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후반 31분 교체 출전한 피구는 후반 43분 누누 고메스의 득점을 어시스트해 마지막 월드컵경기를 공격포인트로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슈투트가르트 월드컵경기장에는 3-4위전임에도 불구하고, 52,000명의 구름 관중이 입장, 만원사례를 기록하며 뜨거운 축구열기를 뿜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