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는 12일 홈페이지(www.fifa.com)를 통해 2006 독일 월드컵에서의 성적을 반영해 FIFA 7월 랭킹을 발표했다. 한국은 랭킹 포인트가 120점이나 깎이며 29위에서 27계단이나 하락한 56위로 떨어졌다. 한국이 5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00년 1월 52위 이후 6년 6개월 만.
아시아권은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한 일본과 이란이 각각 49위와 47위였고 사우디아라비아는 81위까지 밀렸다.
브라질은 월드컵 8강전에서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랭킹 포인트 1630점으로 여전히 1위.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는 11계단이나 뛰어 2위에 올랐다.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이 그 뒤를 이었다. 독일은 10계단 상승해 9위. 스위스는 22계단 뛰어 올라 13위.
○왜 이렇게 됐나?
한국축구의 랭킹이 이처럼 추락한 것은 FIFA가 새로운 랭킹 산정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
FIFA의 랭킹 산정법은 예전에는 지난 8년간 치른 모든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를 대상으로 했으나 이번에는 그 기간을 4년으로 줄였다. 4년 중에서도 최근 1년간의 결과는 모두 반영하지만 그 외 1년 단위로 반영률을 50%, 30%, 20%로 줄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A매치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한국에는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FIFA의 새 랭킹 산정법은 월드컵 본선 4.0, 대륙선수권대회 본선과 컨페더레이션스컵 3.0, 월드컵 지역예선 2.5, 친선경기 1.0으로 가중치를 둔다. 경기 결과는 승점제를 채택해 승리 3점, 무승부 1점, 패배 0점을 부여한다.
상대 팀의 실력도 랭킹에 반영해 ‘200-상대팀 랭킹/100’이라는 공식을 적용한다. 또한 대륙별 가중치도 계산하는데 최근 세 차례 월드컵에서 한 대륙이 다른 대륙 팀들을 몇 번이나 이겼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대륙별 가중치는 유럽축구연맹이 1.0으로 가장 높고 남미는 0.98, 아시아는 0.85 등이다.
이외에도 FIFA가 나름대로 정한 여러 가지 요소가 랭킹 산정에 반영된다.
○과연 믿을 수 있나
새로운 산정법이 적용됐다고 하더라도 한국이 독일 월드컵에서 3전 전패한 토고(48위)나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도 못한 기니(24위)보다 낮은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
또 유럽 남미 북중미를 제외한 대륙에서 유일하게 이번 월드컵 16강에 오른 가나(25위)보다 기니가 앞서 있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비교적 랭킹이 높았던 북중미의 멕시코와 미국도 각각 18위(종전 4위)와 16위(종전 5위)로 떨어졌다.
축구 전문가들은 “새로운 산정법은 FIFA가 대륙별로 수준 차를 두고 이를 크게 반영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 때문에 유럽이나 아프리카에 비해 아시아와 북중미 국가들의 랭킹이 떨어진 것 같다”며 “이런 랭킹이라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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