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독한 이 여자들을 어찌할꼬…”

  • 입력 2006년 7월 1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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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골프팬들은 올해 들어 월요일마다 새벽잠을 설쳐야 할 때가 많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승전보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17일 김미현(KTF)이 연장 혈투 끝에 우승한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을 끝으로 올 시즌 상반기를 마감한 LPGA투어는 그야말로 태극기 물결이었다.

18개 대회에서 딱 절반인 9승을 차지해 2002년 세웠던 역대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벌써 타이를 이뤘다. 8명의 한국인 챔피언 가운데 김주미(하이트맥주) 이미나(KTF) 한희원(휠라코리아) 박세리(CJ) 등 5명이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해 끈질긴 뒷심과 강인한 정신력까지 과시했다.

18일 현재 상금 랭킹 10위 안에는 4위 김미현, 6위 한희원, 8위 이선화(CJ), 10위 장정(기업은행) 등 4명이 들어 있다.

올해 상반기 32명의 한국 선수가 벌어들인 상금 총액만 731만7414달러(약 66억 원)에 이른다. 이 액수는 미셸 위와 김초롱 등 미국 국적을 지닌 한국계 선수들은 제외한 것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집계한 역대 KLPGA 소속 선수의 LPGA 상금 총액 최다 기록은 지난해 올린 956만9741달러. 올해 같은 상승세라면 하반기 남은 13개 대회에서 최다 기록을 가볍게 갈아 치우며 사상 첫 1000만 달러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세계 최강으로 떠오른 한국여자골프의 원동력은 역시 두꺼운 선수층. 올 시즌에는 특히 앞에서 끌어 주고 뒤에서 밀어 주며 선후배가 선의의 경쟁을 벌인 덕분에 상승효과까지 일으켰다. 최근 2, 3년간 부진했던 1세대 박세리 김미현이 재기에 성공했고 허리에 해당하는 장정 한희원 등도 건재를 과시했다. 여기에 이선화 임성아(농협한삼인) 김주미 등 신예들의 돌풍도 거셌다.

‘코리안 군단’의 독주 속에서 텃밭을 빼앗긴 미국과 유럽 선수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선수가 있으며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한국 선수들 때문에 우승하기 힘들다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LPGA투어 사무국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영어 실력이 떨어지는 점을 노려 앞으로 영어자격시험제도를 도입해 ‘진입 장벽’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반환점을 돈 LPGA투어는 이번 한 주를 쉬고 26일 개막되는 에비앙마스터스를 시작으로 시즌 후반기에 들어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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