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랜디스, 또 하나의 인간승리

  • 입력 2006년 7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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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투르 드 프랑스가 새로운 사이클 영웅 플로이드 랜디스(31·미국)를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랜디스는 24일 파리 샹젤리제에서 끝난 대회 제20구간(154.5km) 레이스를 3시간 57분에 달려 최종 합계 89시간 39분 30초로 2위 오스카 페레이로(29·스페인)를 57초 앞서며 정상에 올랐다.

투르 드 프랑스는 매년 3주에 걸쳐 프랑스와 그 인접 국가들을 도는 세계 최고의 도로 사이클 대회. 피레네와 알프스 산맥을 통과하는 난코스 탓에 ‘지옥의 레이스’로 불린다. 올해는 20개 팀 199명의 선수가 총 길이 3657km의 20개 구간을 달렸다.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35·미국)은 고환암을 이겨 내고 지난해까지 이 대회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암스트롱은 지난해 은퇴했다

‘포스트 암스트롱’으로 떠오른 랜디스 역시 병마와 싸우며 자전거를 탔다. 2003년 1월 산악도로에서 연습을 하다 오른쪽 넓적다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랜디스는 수술을 통해 뼈를 붙였지만 이 부상이 원인이 돼 엉덩이 관절이 썩어 가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관절 이식 수술을 하면 통증을 없앨 수 있었지만 자칫 선수 생활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어 그는 2년 가까이 병을 숨긴 채 페달을 밟았다.

대회 중반 종합 1위에 올랐던 랜디스는 제16구간에서 극도로 부진해 11위로 추락했다. 많은 사람이 우승 후보에서 자신을 제외했지만 랜디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바로 다음 구간에서 사력을 다해 우승하며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고 제19구간에서 1위로 복귀했다. 그가 보여 준 것은 역경에 굴하지 않는 도전 정신 바로 그것이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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