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는 삼성 안준호, 오리온스 김진 감독과 SK 강양택, KT&G 김상식, 삼성 서동철, 오리온스 김지홍 코치 등이 참석해 축하를 해줬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던 이들의 화제는 줄곧 외국인 선수 선발이었다.
“너희는 용병 다 뽑았니?”
“한 명은 결정했는데 나머지 한 명을 못 골라 고민이에요.”
“동부는 계약하기로 한 선수가 돈 문제로 몇 차례나 잠적했다네요.”
프로 농구 지도자, 프런트들은 비 시즌이면 우수 용병 선발에 다걸기(올인)한다. 용병이 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두세 달 동안 미국, 유럽 등지를 돌며 현지 리그와 캠프 등을 참관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그 비용만도 팀당 많게는 1억 원에 이른다.
부작용도 심각하다. 선발 경쟁이 뜨겁다 보니 용병 몸값이 치솟아 연봉 상한선(28만 달러)은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어떤 선수는 이런저런 조건을 합하면 100만 달러에 이른다는 소문까지 돈다. 한국 프로 팀은 용병 에이전트의 ‘봉’이란 얘기도 나돈다.
용병 선발에만 매달리다 보니 한국 농구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전술 연구와 ‘토종 선수’ 발굴 등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
개선책이 절실하다는 데는 다들 동의하지만 해답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각 팀의 이해가 첨예하게 얽혀 있다. 돈 많은 구단에서는 연봉 상한선을 없앤 완전 자유선발을 요구하는 한편 다른 쪽에선 예전 같은 공개 선발제도로의 회귀를 말한다. LG 신선우 감독은 선발 제도를 바꿀 게 아니라 용병 2명 보유에 1명 출전 같은 운영 방식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싼 돈 주고 뽑은 용병을 벤치에만 앉혀 둘 수 없다는 현실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농구연맹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까지 의뢰했다.
1997년 출범한 프로 농구는 강산이 한 번 변할 세월이 흘렀지만 용병 문제만큼은 전혀 달라진 게 없다. 한국농구의 장래를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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