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컵 2006에서 수원 삼성과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은 8승 3무 1패로 승점 27을 기록해 29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마지막 경기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안양 LG 시절인 2000년 정규리그(K리그)에서 우승한 뒤 6년 만에 맛본 정상. 우승 상금은 1억 원. 서울은 후반 26분 25일 수원 유니폼을 입은 우루과이 용병 올리베라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13분 뒤 천제훈의 멋진 중거리 슛으로 극적인 동점을 이뤘다.
이장수(50) 서울 감독은 지도자 데뷔 10년 만에 국내 프로축구 우승컵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1996년 일화 천마(현 성남 일화) 사령탑에 오른 이 감독은 1998년 중국으로 무대를 옮긴 뒤 충칭과 칭다오를 이끌며 FA컵 정상에 오른 적은 있지만 국내 팀 우승은 이번이 처음. 2002년 칭다오를 FA컵에 우승시킨 뒤 4년 만에 맛보는 정상 감격.
수원=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2군 영건들이 일냈다
“천제훈?” 모두가 낯설어하는 이름이었다.
22일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치른 뒤 이날이 두 번째 출전인 천제훈(21·사진).
천제훈은 2005년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상비군에 들었지만 단 한번도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2군 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이날 멋진 동점골로 서울의 컵 대회 자력 우승을 확정짓는 주인공이 됐다.
천제훈은 동갑내기 박주영(21)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2군에서 강훈련을 해왔다. 그는 “초조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천제훈 김동석을 비롯해 서울의 우승 주역은 2군에서 올라온 무명들이었다.
이장수 서울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2군에 있던 10여 명의 젊은 영건을 과감히 실험무대에 세웠고 이들은 결국 우승컵까지 안아 오는 대활약을 했다.
한동원(20)과 김승용(21)은 팀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남수원중을 다니던 2002년 일찌감치 프로에 입문한 한동원은 이번 대회에서 3골을 터뜨리며 초반 서울이 연승을 거두는 데 주역이 됐다. 부평고 출신 김승용도 7경기에 출장해 1득점 1도움을 올리며 활약했다.
최재수(23)와 안태은(21)은 좌우 미드필더로 각각 7경기, 12경기에 출장해 중원을 지휘했다. 이뿐이 아니다. 이상협(20)은 19일 울산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 출전해 2분 만에 골을 터뜨렸고 심우연(21)도 5경기에 출장해 1골을 터뜨리며 활약했다.
수원=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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