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승엽(30·요미우리)의 얼굴에선 웃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무표정하게 다이아몬드를 돌았고, 활기 없이 동료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팀이 무기력한 경기 끝에 또 다시 졌기 때문이다.
요미우리 사정에 정통한 스포츠호치는 "빈타 중에 고군분투한 것은 또 이승엽이었다"고 보도했다.
29일 나고야 돔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원정 경기는 또 다시 이승엽은 잘하고 팀은 못한 경기였다. 팀 전체가 기록한 7안타 중 3개의 안타, 3개가 모두 2루타 이상 장타, 팀의 유일한 타점과 득점…. 이상이 이승엽이 기록한 성적이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이날 주니치에 1-11로 대패하며 주니치전 8연패의 늪에 빠졌다.
요미우리에 선수는 이승엽 밖에 없는 것 같았다.
이승엽은 0-7로 뒤진 4회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왼손 선발 투수 루이스 마르티네스의 몸쪽 직구(138km)를 잡아 당겨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는 130m.
이승엽은 0-0이던 2회 첫 타석에서는 우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를 터뜨렸고, 6회에는 중견수 앞 안타를 친 뒤 상대 수비가 방심하는 틈을 타서 2루에 쇄도, 발로 2루타를 만들어 냈다. 3타수 3안타로 타율은 0.331로 뛰어 올랐다.
이승엽은 경기 후 "(홈런) 숫자와 관련해 특별히 의식하는 것은 없다. 팀이 이기지 못하면 치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 뒤 운동장을 빠져 나갔다. 올 시즌 요미우리는 이승엽이 홈런을 친 날 12번을 이기고 16번을 졌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날 홈런으로 대망의 한일 프로야구 400홈런에 하나 차이로 바짝 다가서게 됐다. 현재의 홈런 페이스를 감안할 때 늦어도 다음 주 한신, 요코하마와의 도쿄돔 6연전에서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올 시즌 도쿄돔에서만 무려 17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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