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승엽(30·요미우리·사진)의 얼굴에선 웃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무표정하게 다이아몬드를 돌았고, 활기 없이 동료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팀이 무기력한 경기 끝에 또 1-11로 대패했기 때문이다.
29일 나고야돔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원정 경기는 전형적으로 이승엽은 잘하고 팀은 못한 경기였다.
이승엽은 0-7로 뒤진 4회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왼손 선발 투수 루이스 마르티네스의 몸쪽 직구(138km)를 잡아 당겨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는 130m.
이승엽은 0-0이던 2회 첫 타석에서는 우측 펜스를 직접 맞히는 2루타를 터뜨렸고, 6회에는 중견수 앞 안타를 친 뒤 상대 수비가 방심하는 틈을 타서 2루로 쇄도해 2루타를 만들어 냈다.
이승엽은 경기 후 “(홈런)숫자와 관련해 특별히 의식하는 것은 없다. 팀이 이기지 못하면 치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30일 주니치와의 경기에서도 4회 우전 안타를 쳐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나머지 3타석에서는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대망의 한일 프로야구 통산 400홈런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4타수 1안타로 타율은 0.330. 이날도 요미우리는 주니치에 2-4로 패하며 주니치전 9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승엽은 31일 도쿄로 이동한 뒤 내달 도쿄돔에서 한신(1∼3일), 요코하마(4∼6일)를 상대로 대기록에 도전한다. 이승엽은 올 시즌 도쿄돔에서만 17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때마침 부친 이춘광 씨도 친척들과 함께 3일 일본으로 건너가 아들을 응원할 계획이다. 12일은 아들 은혁 군의 돌이기도 하다. 아버지와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승엽이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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