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8월 9일 105리의 레이스에서 세계적인 건각들을 따돌리고 독일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 마라톤 결승선을 향해 맨 먼저 달려들던 손기정(사진) 선생의 고통과 환희가 고스란히 담긴 동상이 일반에 공개된다.
○ 9∼13일 70주년 기념행사
손기정기념재단은 서울특별시, 2006베를린기념사업회와 공동으로 손기정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제패 70주년을 맞은 9일 서울광장에서 ‘평화의 길’이라는 주제로 기념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의 초점은 손기정 선생의 우승 당시 모습을 재현한 동상 제막식.
기념재단 이사장이며 손기정 자료 수집가인 서양화가 강형구(52) 씨와 조각가 박철찬(41) 씨가 만든 이 동상은 42.195km를 달려와 결승선을 끊는 손기정 선생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다른 게 있다면 70년 전엔 가슴에 일장기를 달았지만 이번엔 태극기를 달고 있다는 점. 단의 높이가 30cm이며 동상의 높이는 250cm.
강 이사장은 “당시 우리 민족의 염원이었던 태극기를 달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우승하는 순간 민족의 울분을 삼키며 기염을 토해내는 손기정 선생의 모습을 재현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일그러진 모습 속에서도 환희에 찬 손기정 선생의 모습을 살리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 베를린스타디움에도 전시
동상은 2점을 제작했다. 하나는 1988 서울 올림픽이 열린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입구에, 다른 하나는 베를린 올림픽스타다움에 전시한다. 당초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에도 9일에 맞춰 전시할 예정이었지만 경비 등 세부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9월로 연기됐다.
한편 기념행사 ‘평화의 길’은 동상제막식에 이어 사진과 유품 등을 통해 손기정 선생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념 회고전’(9∼13일 서울광장), ‘베를린 현지 동상 기증식’(9월 7일)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열린다. 동상은 13일까지 서울광장에 전시된 뒤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으로 간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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