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뛰던 누나 하은주는 1일 신한은행에 입단해 국내 무대에 선다. 1980년대에 활약했던 김영희(205cm) 이후 처음 등장하는 2m대 센터다.
선일여중 3학년 때 일본으로 건너간 하은주는 외국인 선수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여자농구 규정 때문에 2003년 국적을 일본으로 바꿔 샹송화장품에 입단, 두 시즌 동안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올 초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진출을 노렸지만 샹송화장품이 당초 계약을 어기며 동의해주지 않자 6월 한국 국적 회복을 선언했다.
하은주의 거취는 그동안 여자 프로농구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2m가 넘는 키에 머리까지 좋은 하은주를 영입한다면 특급 용병 이상의 역할을 해 줄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치열한 물밑 경쟁이 있었고 하은주는 결국 신한은행에 둥지를 틀었다. 5년 계약에 첫 해 연봉만도 1억2000만원. 계약 기간 동안 매년 연봉을 다시 정한다. 최소 1억2000만원은 보장하고 활약 여부에 따라 연봉은 껑충 뛸 수도 있다. 구단 관계자는 “CF 출연료 등의 명목으로 4억 원을 더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5년간 최소 10억 원이 넘는 거액을 베팅해 하은주를 잡은 셈이다.
정태균 전 삼성생명 감독은 “강지숙(198cm)이 버티고 있는 골밑에 하은주가 가세하면서 신한은행 전력이 막강해졌다. 괜찮은 용병만 뒷받침된다면 꺾을 수 있는 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 동생 하승진은 포틀랜드에서 트레이드돼 밀워키로 팀을 옮겼다. 하승진은 2년 동안 46경기에 출전해 평균 1.5득점, 1.5리바운드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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