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많이 불고, 코스가 젖어 있기 때문에 실제보다 훨씬 길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벙커도 많기 때문에 이 코스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긴 티샷과 안정적인 그린 공략이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코스의 무서움은 1번홀(파3·198야드)부터 잘 드러납니다. 첫 번째 홀이 파3 홀인 골프장은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금 당황스럽죠. 첫 번째 홀부터 파3 홀에서 플레이를 하면 정확하게 쳐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긴장되기 마련이거든요.
저처럼 스루샷으로 코스를 공략하는 선수는 1번홀 그린 주변 벙커가 부담이 됩니다. 그린의 입구는 좁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샷이 빗나간다면 볼은 그대로 벙커의 ‘먹이’가 됩니다. 특히 이번 주는 비가 와서 벙커가 살짝 젖어 있기 때문에 볼이 박힐 위험도 있어요.
벙커에 볼이 박힌 상황에서는 욕심을 버리고 볼을 벙커 밖으로 꺼내겠다는 태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런(run)을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에 볼을 핀에 붙이려고 하다간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아마추어 골퍼는 런이 많다는 생각 때문에 대부분 턱만 살짝 넘기려고 가볍게 치는데 박힌 볼은 생각처럼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벙커에 볼이 박혀 있는 경우, 클럽 로프트를 최대한 세우는 골퍼가 많지만 저는 그와 반대로 클럽을 최대한 엽니다. 셋업 때 클럽을 최대한 열어 두면 볼이 제 탄도를 유지하면서 클럽이 모래 속으로 잘 미끄러져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볼의 위치도 오른쪽으로 옮기지 않고, 평소에 플레이하던 것처럼 중앙에서 약간 왼쪽에 놓습니다. 샷을 할 때의 포인트는 다운스윙 때 볼의 뒤쪽을 강하게 내리친다는 것입니다. 강한 힘으로 모래를 폭발시켜 볼을 탈출시키는 것이죠. 클럽 페이스를 열어 두었기 때문에 클럽이 모래에 박히는 일 없이 잘 빠져나옵니다. 주의할 점은 임팩트를 한 순간 스윙은 완료된 것입니다. 임팩트 후 클럽을 들어 올린다는 생각을 하면 볼을 강하게 내리치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면 클럽이 볼 밑을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토핑이 날 위험이 있습니다.
이미나 <영국 랭커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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