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축구대회 예선 B조 2차전에서 대만을 3-0으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아와의 예선 1차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둔 한국은 승점 6점을 챙기며 1승을 기록한 이란(승점 3)을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섰다. 6개조에서 각 조 1, 2위가 본선에 진출한다. 한국은 다음 달 2일 홈에서 강호 이란과 3차전을 벌인다.
이날 조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52위로 4단계 상승한 한국은 랭킹 144위의 약체 대만을 맞아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예리한 면을 보여 주지 못했다.
베어벡 감독은 선발 포지션에서 변화를 꾀했다. 왼쪽 공격수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 박주영(FC서울)을 과감히 빼고 이 자리에 안정환을 기용했다. 안정환은 측면에서 중앙을 파고드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베어벡 감독은 공격의 핵심인 중앙 공격수에 신예 정조국(FC서울)을 선택했다. 185cm의 장신인 정조국을 차세대 중앙 공격수감으로 시험 가동한 것. 오른쪽 공격은 이천수(울산 현대)가 맡았다. 미드필드에서는 노련한 이을용(FC서울)과 김정우(나고야 그램퍼스), 김남일(수원 삼성)이 선발 출전했다. 수비에서는 신예 장학영(성남 일화)을 왼쪽에 배치했다.
한국은 측면 수비수 장학영의 오버래핑과 좌우에서의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시원한 돌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조국은 후반 8분 이을용의 패스를 이어 받아 논스톱 슛으로 두 번째 골을 넣기는 했지만 좀 더 정교한 슈팅과 기술적인 돌파력이 아쉬웠다.
베어벡 감독은 후반 들어 안정환 대신 김두현(성남)을, 이천수 대신 박주영을 투입한 뒤 4-3-3에서 4-2-3-1로 포메이션을 바꾸었다. 김두현은 후반 35분 왼발 중거리슛으로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승리는 했지만 창조적인 공격 전술이 보이지 않아 경기 내용이 답답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골기회 많이 못살려 아쉬워▼
▽핌 베어벡 한국 감독=더 많은 골을 넣었어야 하는데 아쉽다. 선제골을 좀 더 빨리 넣고 싶었는데 잘 안 됐다. 경기장 상태가 볼 컨트롤하기에 좋지 않아 선수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상대 골키퍼가 여러 차례 운 좋게 선방을 했다. 아시안컵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주요 목표이며 앞으로도 최고의 선수를 선택해 대표팀을 꾸리겠다. 이번 경기는 장학영이나 정조국 등 어린 선수들을 점검할 좋은 기회였다. 우리가 기회를 많이 만들어 냈고 이제 아시안컵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가는 과정이니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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