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5시]구단 입김에 김 빠지는 K리그

  • 입력 2006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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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것은 정책을 결정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의 ‘기형적 구조’ 때문이다.

연맹 이사회는 17명으로 구성된다. 연맹 회장과 사무총장, 그리고 각 구단 단장 14명, 나머지 한 명이 축구협회 전무이사다. 대부분이 구단 관계자라 객관적인 외부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없다. 특히 시민 구단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기업의 지원을 받다 보니 모기업의 이익이 우선하는 정책만을 양산하고 있다.

신인 선발을 드래프트제에서 자유계약제(2002년)로, 다시 드래프트제(2006년)로 바꾼 이유가 모두 기업 논리. 돈 많은 기업이 좋은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자유계약제로 바꿨다가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 다시 드래프트제로 바꿨다. 구단들은 좋은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자신들이 만든 정책을 어기는 것도 다반사. 축구 발전은 없고 ‘구단 이기주의’만 횡행하고 있다.

축구 전문가들은 “올바른 정책을 제시해도 구단들 이익에 따라 싸우다 허사가 되기 일쑤다”라고 말한다. 지난해부터 ‘스포츠토토’에서 20억 원의 유소년축구발전 기금을 받고 있지만 구단마다 목소리가 달라 아직 용처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K리그보다 10년이 뒤진 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경우 객관적 정책 입안을 위해 이사회에 외부인사가 많이 포함돼 있다. 19명 중 연맹 및 구단 관계자가 10명(회장, 전무, 상무, 구단 사장 6명, 감사 1명). 나머지는 축구협회 3명과 외부인사로 구성돼 있다. 외부인사엔 은행관계자, 대학교수, 광고회사 관계자, 공인회계사 등이 포함돼 있다. 구단 관계자들이 실행위원회를 열어 정책을 먼저 심의하고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1993년 출범한 J리그가 1983년 탄생한 K리그를 앞질러 선진국형 흑자 구조를 만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독일 분데스리가는 회장과 부회장, 구단 관계자 6명 등 8명으로만 이사회를 구성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구단의 이익과 리그 전체의 이익을 조화시켜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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