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다지 큰 뉴스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4R 역전승’ ‘연승 행진’ 등 최근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가 이제는 너무도 당연한 일처럼 되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2004년 이맘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서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이 최종 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우승하며 세계 1위에 올랐다. 264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우즈를 밀어내고 ‘넘버 원’이 된 싱은 ‘호랑이 잡는 사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로부터 2년이 흘러 5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노턴의 보스턴TPC(파71)에서 끝난 도이체방크챔피언십. 우즈와 싱이 마지막 4라운드에서 다시 리턴 매치를 벌였다. 싱은 전날 무려 10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즈에 3타 앞선 단독 선두에 나서 기 싸움에서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최종일에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나온 우즈(사진)의 기세는 두려울 정도였다. 초반 7개 홀에서 이글 2개와 버디 2개를 낚으며 가볍게 싱을 추월한 우즈는 8타를 줄이는 맹타를 앞세워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우즈의 플레이가 믿어지지 않았다”며 혀를 내두른 싱은 6번 홀까지 지루한 파 행진에 그쳤고 결국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에 그쳐 2타 차 2위(14언더파 270타)에 머물렀다.
이 우승으로 우즈는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을 시작으로 뷰익오픈, PGA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5개 대회 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1999년부터 이듬해까지 6연승을 달린 우즈는 자신의 최다 연승 기록에 1승 차로 다가섰다. PGA투어 최다 연승은 ‘불멸의 기록’으로 불리는 바이런 넬슨의 11연승(1945년).
1주를 쉬고 14일 잉글랜드에서 열리는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우즈는 “11연승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음부터 다른 선수들이 대거 불참하면 노려볼 만할까”라며 여유를 보였다.
통산 53승으로 넬슨(52승)을 제치고 PGA 최다승 5위.
올해 14개 대회에서 7승을 거둬 50%의 눈부신 승률을 보인 우즈는 2000년 세운 자신의 시즌 개인 최다승(9승) 경신을 넘본다. 또 우승 상금 99만 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864만1563달러를 기록하며 2004년 싱이 세운 시즌 최다 상금 기록(1090만5166달러) 경신에도 도전한다.
2번 홀(파5) 이글에 힘입어 1타 차로 싱을 쫓은 우즈는 3번 홀(파3)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된 뒤 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7번 홀(파5)에선 270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컵 3.5m에 붙여 이글을 잡았고 이후 싱의 추격을 유유히 따돌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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