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 박치기의 진실은… "네 누이 원한다"

  • 입력 2006년 9월 6일 11시 24분


7월10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축구 결승에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한 지네딘 지단(34.프랑스)의 박치기 사건에 얽힌 '진실'이 마침내 밝혀졌다.

'아트사커 마에스트로' 지단의 분노를 촉발해 현역생활 마지막 무대에서 불명예 퇴장을 당하도록 한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33.인터밀란)는 프랑스-이탈리아 월드컵 결승 리턴매치를 하루 앞둔 6일 본인의 입으로 당시 지단과 주고받았던 대화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마테라치는 이탈리아 스포츠 일간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 인터뷰에서 월드컵 결승전 연장 후반 5분 지단이 머리로 자신의 가슴을 들이받기 직전 자신이 지단의 유니폼을 끌어당기자 지단은 "(유니폼을) 갖고 싶으면 나중에 줄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마테라치는 "난 지단의 말에 '(유니폼 대신) 네 누이가 더 좋겠다(prefer his sister)'라고 응수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이다. 좋은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선 그보다 더 나쁜 말도 한다는 걸 증명해 줄 선수들이 수 십 명은 된다"고 덧붙였다.

지단과 마테라치 사이의 대화 내용을 둘러싸고는 그동안 '더러운 테러리스트라고 했다', '지단의 어머니를 매춘부로 지칭했다'는 등 갖가지 억측이 나돌았다.

마테라치는 지단과 화해할 용의가 있는지 묻자 "끔찍한 전쟁을 치르고도 평화조약을 맺는데 지단과 내가 못할 게 뭐냐"면서 "남자들 사이의 평화조약은 크게 떠벌릴 것이 없다. 우리 집 문은 항상 열려있고 지단이 원하면 우리 집 주소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단이 유니폼을 나중에 주겠다고 한 말도 내겐 모욕이었다. 그가 내게 사과하지 않았기에 나도 사과할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필요하다면 그의 누이에게 사과할 순 있다. 난 지단이 누이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마테라치는 이 사건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5000 스위스프랑(387만원)의 벌금과 A매치 두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단은 벌금 7500 스위스프랑(581만원)과 3경기 출전 정지를 당했지만 이미 현역에서 은퇴해 의미는 없다.

한편 마테라치는 이탈리아축구연맹(FIGC)이 FIFA 청문회에 나가 이 사건에 대해 해명하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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