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이승엽(30)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이 모든 장애물을 연타석 홈런으로 한번에 날려버렸다.
이승엽은 7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과의 일본 프로야구 원정경기에서 1회 초 선제 2점 홈런으로 포문을 연 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122m 길이의 고시엔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겨 버렸다.
지난달 24일 요코하마전 이후 14일, 9경기 만에 나온 홈런. 시즌 38, 39호를 잇달아 기록한 이승엽은 4개 차까지 따라 붙었던 홈런 2위 애덤 릭스(야쿠르트·33개)를 다시 6개 차로 따돌렸다. 라이벌 타이론 우즈(주니치)와는 7개 차.
이승엽은 또 이 홈런으로 ‘요미우리의 전설’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종신 명예감독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올시즌 두 번째 연타석 홈런에 센트럴리그 전 구장(6개 구장) 홈런 기록도 함께 세웠다.
이승엽의 몸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았다. 최근 이승엽은 왼쪽 무릎관절 부상 때문에 한 경기에서 3타석만 서겠다고 구단에 요청해 허락을 받아낸 상태였다.
그런데 4번 타자로서의 책임을 일찌감치 해 냈다. 이승엽은 1회 초 2사 1루에서 한신의 좌완 에이스 이가와의 6구째 시속 124km 슬라이더를 끌어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고 2-0으로 앞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가와에게 다시 솔로 홈런을 빼앗았다.
프로 4년차 이가와는 이 경기 전 11승 8패로 리그 다승 3위에 이름을 올린 센트럴리그 대표 투수. 하지만 유독 이승엽에겐 약했다. 이승엽에게 한일 통산 400, 401호 홈런을 맞은 것도 그였다. 이가와는 5회 2사 1, 3루에서 만난 이승엽과의 3번째 대결에선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정면 대결을 피했다.
이승엽은 예정대로 3타석으로 경기를 끝내 2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 2득점의 영양 만점 활약을 펼쳤다. 타율은 0.322로 끌어올렸고 시즌 93타점, 91득점을 기록했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이 혼자서 올린 3점을 잘 지켜 3-0으로 승리했다. 이승엽은 2-5로 패한 5일 한신전에서도 요미우리가 낸 2점을 혼자 뽑았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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