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포옹 행복한 요정… 샤라포바, 2년만에 메이저 우승

  • 입력 2006년 9월 11일 03시 05분


‘미녀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19·러시아).

그는 2004년 17세에 윔블던에서 우승하며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 후 실력보다는 화려한 미모로 주목받으며 한 해 2000만 달러에 이르는 스폰서 계약을 하기도 했다. 지난 2년 동안 메이저대회에 8차례 출전해 5차례 준결승에서 탈락하며 결승에는 단 한 차례도 오르지 못해 ‘2%’ 부족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런 샤라포바가 진정한 코트의 여왕에 올랐다.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 여자단식 결승. 샤라포바는 2만3000여 명의 관중 앞에서 쥐스틴 에냉(벨기에)을 2-0(6-4, 6-4)으로 완파했다. 통산 메이저 2승에 우승 상금은 120만 달러. 샤라포바는 전날 준결승에서 톱시드로 올 메이저 2승을 올린 강호 아멜리 모레스모(프랑스)와 맞붙었다. 모레스모와는 3차례 맞대결에서 단 한 차례도 이긴 적이 없었다. 지긋지긋한 ‘4강 징크스’가 떠올랐지만 샤라포바는 1세트와 3세트를 모두 6-0으로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자신감이 생긴 샤라포바에게 올 시즌 4연속 메이저 결승에 오른 에냉은 결코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에냉과도 1승 4패로 열세였지만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에게서 영감을 얻었다는 검은색 드레스 차림으로 한껏 멋을 내고도 강력한 서브와 위력적인 스트로크를 터뜨리며 상대를 철저히 공략했다. 승리 후 관중석에 뛰어올라가 경기 틈틈이 남몰래 코치를 해 준 아버지와 포옹한 샤라포바는 “정말 미칠 것만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남자단식에서는 3연패를 노리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스위스)와 ‘강서버’ 앤디 로딕(미국)이 11일 우승을 다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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