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은 17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경주에서 출발이 다소 늦은 데다 중반 이후까지 6마리의 출주마 중 최하위로 처져 달렸지만 마지막 직선 코스에서 폭발적인 질주를 시작해 앞서가던 5마리의 말을 모두 제치고 영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백광은 8월에 열린 문화일보배 대상경주에 이어 대상경주 2연승을 차지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대회에는 또 다른 우승후보였던 ‘서해번쩍’이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다리부상으로 이날 경주를 포기했다.
경주 초반에는 ‘에스키나’가 선두로 치고 나가며 줄곧 앞서 달렸고 ‘천지수호’가 그 뒤를 따랐다.
백광과 호흡을 맞춘 천창기(39) 기수는 “에스키나와 천지수호가 습성상 초반부터 앞서 나갈 것은 예측했다. 그러나 다른 말들까지 백광보다 앞서 나갈 줄은 몰랐다. 백광의 힘을 믿었기에 중반까지는 다른 말들이 앞서 나가도록 한 뒤 막판 질주를 노렸다”고 말했다.
힘을 아껴 둔 백광은 마지막 직선코스에 들어서자마자 앞 말들이 자신의 질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가장 바깥쪽으로 빠져나온 뒤 폭발적으로 치고 나가 1분 27초 6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백광은 우승상금 6760만 원을 받았다. 2위는 에스키나(상금 2860만 원)가 차지했다. 이날 1위와 2위 모두 배대선(46) 조교사가 관리하는 말이었다.
이날 서울경마공원에서는 약 4만 명이 경주를 지켜보았고 전국적으로 16만여 명이 경주를 관람했다. 이날 경주는 총매출 44억 원, 단승식 1.7배, 복승식 9.9배, 쌍승식 15.6배를 기록했다.
과천=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슬럼프 탈출해 기쁨 두배” 천창기기수
‘대상경주의 사나이’ 천창기(39·사진) 기수가 제10회 동아일보배 우승을 차지하며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천 기수는 2004년 동아일보배 대상경주를 비롯해 1년 동안 6번의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한 해 대상경주 최다 우승 기록으로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대상경주의 사나이’. 2005년 초 낙마로 3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도 4차례의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는 등 저력을 보였다. 월 5, 6회의 우승을 차지해 오던 그였지만 올해는 8월 이후 1승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3착만 8차례를 하는 등 갑자기 부진에 빠졌다. 천 기수는 “레이스는 정상적으로 했는데도 불운했다. 이유 없는 슬럼프라고나 할까…”라며 그동안 답답했던 심정을 밝혔다. 천 기수는 2002년, 2004년에 이어 올해까지 모두 3번 동아일보배 우승을 차지했다.
대상경주에 유난히 강한 이유에 대해 천 기수는 “특별히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 적당한 정도의 긴장감만 유지하고 마음을 편히 먹으려 한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부담을 적게 갖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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