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4만관중 “와~” 달구벌 놀랐다

  • 입력 2006년 9월 29일 03시 01분


‘미녀 새’ 날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고 스타인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바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 이신바예바는 자신의 세계 기록(5m 01)에 크게 못 미치는 4m 80에 도전해 3번 모두 실패하긴 했지만 4m 70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대구=박영대  기자
‘미녀 새’ 날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고 스타인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바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 이신바예바는 자신의 세계 기록(5m 01)에 크게 못 미치는 4m 80에 도전해 3번 모두 실패하긴 했지만 4m 70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대구=박영대 기자
썰렁하던 육상 경기장에 실로 오랜만에 함성과 갈채가 쏟아졌다.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4·러시아).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 기록(5m 01) 보유자인 그가 달구벌에 육상 열기를 몰고 왔다.

28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멋진 몸매를 과시하며 하늘을 향해 날갯짓하는 그의 모습에 4만여 팬은 열광했다. 바를 넘으면 환호성이 터졌고 바를 떨어뜨리면 탄식이 흘러나왔다.

팬들은 산드로 지오바넬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경기 본부장의 지휘에 따라 이신바예바를 응원했다. “짝∼짝∼짝∼.” 천천히 박수를 치다가 이신바예바가 도움닫기를 하면 함성과 함께 박수를 빨리 치며 힘을 불어 넣었다. 이신바예바의 이날 우승 기록은 4m 70. 세계 기록에는 31cm가 뒤진 다소 부진한 기록이었지만 이신바예바는 자신의 몸짓 하나 하나에 호흡을 맞춘 팬들과 하나가 됐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응원을 계속하는 팬들에게 자신이 쓰던 수건을 던져주고 사진을 나눠줬다. 이신바예바는 “팬들의 사랑에 너무 행복했다. 대구시는 수준 높은 대회를 열었다. 내년에도 불러준다면 기꺼이 대구를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황색 탄환’ 류샹(24·중국)의 인기도 대단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양인 최초로 단거리 종목인 남자 11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땄고 세계 기록(12초 88)까지 깬 그가 레이스 전 호명되자 팬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을 쏟아냈다. 13초 14로 미국의 앨런 존슨(13초 16)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하는 순간 모두 벌떡 일어나 환호했다. 시상식 등 그가 나타나면 어김없이 사인 공세를 펼쳤다. 류샹은 “대구 시민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놀랐다. 대구시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신청을 했다고 들었다. 나는 전적으로 대구시를 지지하고 그때 다시 찾아 좋은 기록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여자 멀리뛰기에선 정순옥(23·안동시청)이 한국 기록(6m 68)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는 “오늘 육상 하는 보람을 느꼈다. 팬들과 함께 즐기다 보니 한국 기록도 나왔다”며 활짝 웃었다.

한국에서 비인기 종목인 육상에도 스타가 있으니 팬도 몰린 하루였다.

남자 200m에서는 월러스 스피어먼(22·미국)이 세계 3위 기록인 19초 65로 우승했다. 스피어먼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마이클 존슨이 세운 10년 묵은 세계기록(19초 32)을 깰 기대주다.

대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주요 종목 기록실

△여자 장대높이뛰기

①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4m70 ②타티아나 그리고리예바(호주) 4m58 ③나스차 리지히(독일) 4m35 ⑤최윤희(원광대) 3m70

△여자 멀리뛰기

①정순옥(안동시청) 6m68 ②올가 리파코바(카자흐스탄) 6m63 ③브론윈 톱슨(호주) 6m45

△남자 110m 허들

①류샹(중국) 13초14 ②앨런 존슨(미국) 13초16 ③아리에스 메리트(미국) 13초36 ④박태경(광주시청) 13초91

△남자 100m

①레너드 스콧트(미국) 10초21 ②올루소지아 파수바(나이지리아) 10초28 ③우첸나 에메오돌루(나이지리아) 10초53 ⑤전덕형(충남대) 10초68

△남자 200m

①월러스 스피어먼(미국) 19초65 ②다카히라 신지(일본) 21초30 ③임희남(상무) 21초44

△남자 높이뛰기

①스테판 홀름(스웨덴) 2m30 ②그르제고르츠 스포소브(폴란드) 2m24 ③쓰치야 히카루(일본) 2m18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