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강타자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팔아넘긴 후 1918년부터 86년 동안 한 번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을 말한다. 밤비노는 루스의 애칭.
이 저주는 2004년에 보스턴이 우승하면서 마침내 풀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선 여기에 빗댄 ‘샘비노의 저주’가 있다.
사연은 이렇다. 전설의 골퍼 샘 스니드(미국) 이후 반세기 동안 어떤 선수도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이룬 적이 없어서다.
미국PGA 통산 82승으로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스니드는 이 대회에서 8차례나 우승한 가운데 1948년과 1949년, 1955년과 1956년 두 차례 2연패를 달성했다.
그 후 지난해까지 2연패를 이룬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년도 우승자가 3차례 준우승에 머물렀을 뿐이다.
특히 스니드는 1960년 2연패를 노렸던 다우 핀스터월드를 2위로 밀어내고 우승컵을 차지해 다른 선수의 2연패를 저지하기도 했다.
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스보로 포리스트오크스CC(파72)에서 개막되는 올해 대회에서는 최경주(나이키골프·사진)가 ‘저주 풀기’에 나선다.
최경주는 지난해 최종 라운드 막판 6개 홀에서 버디 5개를 몰아치면서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마루야마 시게키(일본)를 2타 차로 제치고 미국PGA투어 통산 3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당시 나흘 연속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한 최경주는 84%에 이르는 높은 페어웨이 안착률과 라운드당 평균 26.8개의 정교한 퍼팅 감각을 발휘했다.
8월 이후 5개 대회에서 톱10 두 차례를 포함해 모두 40위 이내에 들며 상승세를 탄 최경주는 지난주 영국에서 끝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미국으로 이동해 코스 분석에 공을 들였다.
미국PGA투어닷컴은 예상 우승후보에서 최경주를 브렛 퀴글리(미국)에 이어 2위에 올려놓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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