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한기주 “내 어깨로 ‘가을의 전설’쓴다”

  • 입력 2006년 10월 4일 03시 00분


투수 3관왕 류현진(19·한화) vs ‘10억 팔’ 한기주(19·KIA).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의 샛별로 떠오른 두 신인 투수가 8일 시작되는 한화와 KIA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팀의 운명을 걸고 맞붙는다.

정규 시즌에선 류현진이 압승을 거뒀다. 2차 지명 선수로 계약금 2억5000만 원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왼손 투수 류현진은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며 다승(18승), 탈삼진(204개), 평균자책(2.23) 1위에 올랐다.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류현진은 성적으로나, 구위로 보나 올 시즌 최고 투수임에 틀림없다.

반면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인 10억 원을 받고 KIA에 입단한 오른손 투수 한기주는 2군행을 경험하는 등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한기주는 선발 투수로 나섰을 때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시즌 중반 이후 중간 계투로 변신하면서 위력을 되찾았다. 한기주는 KIA 불펜의 핵심 요원으로 자리 잡으며 10승(11패 1세이브 8홀드)을 채웠다.

한화와 KIA의 준플레이오프 역시 이들의 어깨 싸움에서 결판이 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 문동환의 원투 펀치가 버티고 있는 한화는 선발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6월 23일 KIA와 한 차례 만나 8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문동환은 6번의 KIA전 등판에서 5승을 챙기며 ‘호랑이 킬러’로 떠올랐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1차전 선발 투수로 누구를 낼 것인가를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불펜은 KIA의 우위다. 다른 구단의 한 기록원은 “한기주와 마무리 윤석민이 버티는 불펜은 8개 구단 중 최고다. 삼성의 권오준-오승환과 비교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한기주에 대해 “3이닝 정도를 전력투구하는데 직구 구속이 150km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껏 많은 투수를 봐 왔지만 그렇게 던지는 투수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한편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2위 현대는 강한 조직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대량 득점이 쉽지 않은 포스트시즌에서는 김재박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작전 야구’가 빛날 것이다.

정규 시즌 우승 팀 삼성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도전자를 기다리고 있다. 선동렬 감독이 추구하는 ‘지키는 야구’의 핵심인 권오준과 오승환에겐 꿀맛 같은 휴식이다. 권오준은 정규 시즌 홀드 1위(32개), 오승환은 세이브 1위(47개)를 차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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