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의 이승엽(30·사진)이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홈경기를 마지막으로 화려했던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요미우리는 15일 야쿠르트와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그러나 이승엽은 13일 왼쪽 무릎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칠 예정. 한국과 일본 양국을 뜨겁게 달궜던 이승엽의 2006시즌을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 하라 감독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없었다면 올해의 이승엽이 있었을까. 하라 감독은 이승엽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정신적인 기둥이었다. 하라 감독의 믿음을 등에 업고 이승엽은 마음껏 자신의 야구를 펼칠 수 있었다.
하라 감독은 개막전부터 이승엽을 요미우리의 70번째 4번 타자로 낙점했다. 이승엽 역시 화끈한 홈런포로 하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 고군분투(孤軍奮鬪)
올 시즌 일본 언론이 이승엽에 대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다. 고쿠보 히로키, 다카하시 요시노부 등 주력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팀이 추락하는 와중에 그나마 요미우리를 지킨 것은 이승엽이었다. 팬들은 이승엽의 홈런을 보는 재미로 살았다.
이승엽은 4월 21일 끝내기 홈런(한신전), 7월 9일 전 구단 상대 홈런(히로시마전), 8월 1일 한일 통산 400홈런(한신전), 10월 4일 도쿄돔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22개·요코하마전) 등 각종 홈런 이정표를 세웠다. 6월 11일 롯데전에서는 홈런을 치고도 선행 주자의 누의 공과란 결정적 오심으로 홈런이 취소되기도 했다.
○ 타이론 우즈
시즌 막판 찾아온 왼쪽 무릎 부상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7월까지만 해도 50홈런을 기대할 만한 페이스였으나 부상이 찾아온 8월부터 좀처럼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 결국 이승엽은 9월 28일 국내 프로야구 시절부터 홈런왕 경쟁자였던 타이론 우즈(주니치)에게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후반기부터 기세를 올린 우즈는 10일 요미우리와의 경기에서 4회 2점 홈런(46호)에 이어 연장 12회 만루 홈런(47호)까지 터뜨리며 9-3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주니치는 2년 만에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이승엽은 무관의 제왕에 그쳤다.
○ 메이저리그
이승엽이 평생의 꿈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느냐, 아니면 요미우리에 잔류하느냐는 시즌 중반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요미우리는 일찌감치 이승엽의 잔류에 목을 맸다. 3년간 10억 엔(약 85억 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나왔다. 수술대에 오르는 이승엽은 잔류가 유력한 상황. 이승엽은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시즌 후 조건을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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