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 새로운 '골프여제' 등극

  • 입력 2006년 10월 16일 11시 54분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가 새로운 '골프여제' 탄생을 예고했다.

오초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 빅혼골프장 캐년코스(파72.664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뿜어내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

보기 없이 데일리 베스트샷을 휘둘러 2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274타)을 2타차로 제친 완승.

7일 전 멕시코에서 열린 코로나 모렐리아챔피언십을 제패한 데 이어 2연승을 거둔 오초아는 시즌 5승으로 다승 단독선두로 나섰고 21만8750 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아 시즌 상금을 234만2872달러로 늘려 상금왕을 거의 굳혔다.

오초아는 아마추어 시절 대학무대를 석권했고 2003년 신인왕까지 차지하는 등 골프팬이 거의 없었던 멕시코에 골프 열풍을 불러 일으켜 멕시코 스포츠의 최고 스타 플레이어.

그러나 3년차인 작년까지 3승을 올리는데 불과해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던 오초아는 올해 불 같은 상승세를 타며 상금왕과 다승왕 뿐 아니라 시즌 평균타수 1위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 그리고 올해의 최우수선수 등도 모조리 휩쓸 전망이다.

특히 오초아는 최종 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상대로 3타차 역전승을 일궈내 소렌스탐을 밀어내고 새로운 1인자 등극을 선언했다.

전날 "소렌스탐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했던 오초아는 1번홀(파4) 버디에 이어 3번홀(파5) 이글, 그리고 5번홀(파4) 버디를 뽑아내 소렌스탐을 따라 잡았다.

7번홀(파5)과 9번홀(파4)에서 1타씩을 줄인 소렌스탐이 다시 2타차로 달아났지만 승리의 여신은 10번홀(파4)에서 오초아에게 미소를 보내기 시작했다.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린 소렌스탐은 벙커샷마저 길게 날아가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서 1타를 잃은 반면 오초아가 15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거짓말처럼 홀에 빨려 들어갔다.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서면서 기세가 오른 오초아는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보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승부는 15번홀(파5)에서 사실상 갈렸다. 차분하게 세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한 오초아는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고 세번째 샷이 짧게 떨어진 소렌스탐은 그린 에지에서 친 버디 퍼트가 빗나간데 이어 1.5m 파 퍼트마저 홀을 외면했다.

3타차의 여유를 잡은 오초아는 남은 3개홀을 차분하게 파로 막아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후반 들어 결정적인 퍼트를 잇따라 놓치면서 고전한 소렌스탐은 16번홀(파3)에서 1타를 줄여 2타차로 좁혔지만 승부를 다시 뒤집기에는 남은 홀이 모자랐다.

LPGA 투어 사상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6회 우승)과 대회 3연패, 그리고 통산 70번째 우승을 노리던 소렌스탐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수확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나온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친 소렌스탐은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우승 뒤 가족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은 오초아는 "내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오늘 나는 경계선을 허물었다"며 소렌스탐을 꺾은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오초아는 소렌스탐과 챔피언조에서 맞붙었던 작년 3월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과 올해 8월 스칸디나비아TPC 대회에서 모두 패했었다.

소렌스탐은 "오초아에게 축하한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이번 대회에 전력을 다했는데 오초아는 정말 잘 쳤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2003년 이 대회 챔피언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이 11언더파 277타로 3위를 차지했다.

20여명이 넘는 선수 가운데 '핵심 전력'만 추려 출전한 '코리언 파워'는 신인왕 이선화(20.CJ)가 공동 8위에 올랐을 뿐 모두 10위 밖으로 밀렸다.

첫날 선두에 1타차 공동 3위를 달려 기대를 모았던 이선화는 2라운드 부진으로 우승 경쟁에는 뛰어 들지 못했지만 3라운드 71타에 이어 이날도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합계 4언더파 284타로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이선화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지만 시즌 막판이라 그런지 체력이 달려 뜻 같지 않았다"면서 "내년에도 꼭 이 대회에 나와 우승 경쟁을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븐파 72타를 친 박세리(29.CJ)는 최종 합계 이븐파 288타로 공동11위에 올라 체면치레만 했다. 이날 박세리는 중반부터 샷이 감기면서 덤불 속을 전전하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15번(파5), 17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뽑아내며 순위를 끌어 올리는 뒷심을 발휘했다.

1타를 까먹은 한희원(28.휠라코리아)은 3언더파 69타를 때리며 분전한 장정(26.기업은행)과 함께 공동15위(2오버파 290타)에 그쳤고 15번홀(파5)에서 세 번째샷을 홀에 꽂아 넣은 이글을 잡아낸 이미나(25.KTF)는 18위(6오버파 294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김미현(29.KTF)은 최종 라운드에서 4오버파 76타를 치는 부진 끝에 합계 7오버파 295타로 20명 가운데 19위로 처지고 말았다.

프로 데뷔전이었던 작년 이 대회에서 실격당했던 위성미(17.나이키골프)는 9번홀까지 버디없이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쏟아내는 악전고투 끝에 3오버파 75타를 쳤다.

최종 합계 5오버파 293타로 17위에 그친 위성미는 작년 대회 때의 아픔을 씻어내지도 못했고 최근 남자대회에서 잇따라 맛본 실패 때문에 끓어오른 비난 여론을 잠재우지도 못했다.

올해 LPGA 투어 대회 출전 일정을 모두 끝낸 위성미는 오는 11월 일본남자프로골프투어 카시오월드챔피언십에서 또 한번 남자 프로 선수들을 상대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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