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현 세단뛰기 한국新… 17m벽 깼다

  • 입력 2006년 10월 20일 03시 04분


류샹을 꿈꾸며… ‘한국의 류샹’을 꿈꾸는 남자 고교 110m 허들 선수들이 힘차게 허들을 뛰어넘고 있다. 류샹(중국)은 110m 허들 세계기록(12초 88) 보유자다. 김천=김재명  기자
류샹을 꿈꾸며… ‘한국의 류샹’을 꿈꾸는 남자 고교 110m 허들 선수들이 힘차게 허들을 뛰어넘고 있다. 류샹(중국)은 110m 허들 세계기록(12초 88) 보유자다. 김천=김재명 기자
17m 07. 기록을 알리는 전광판에 숫자가 뜨자 육상 관계자들은 “와∼” 하는 탄성을 쏟아냈다. 육상 남자 세단뛰기에서 사상 처음으로 17m 벽을 깨는 순간은 너무도 극적이었다.

19일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87회 전국체전 육상 남자 대학부 세단뛰기. 한국 도약의 희망 김덕현(21·조선대·사진)은 마지막 6차 시기에서 점프를 하고 모래판에 착지한 뒤 웃음을 활짝 지었다. 측정 결과 17m 07. 9월 24일 요코하마슈퍼미트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한 한국기록(16m 88)을 무려 19cm나 경신한 것. 게다가 사상 처음으로 17m 벽을 깬 호기록이었다.

김덕현을 지도하고 있는 대표팀 도약 감독 박영준 한국체대 교수는 “육상의 100m로 말하면 9초대에 진입한 것과 같다. 세계기록이 18m 29이지만 최근 각종 세계 대회에서 17m 중반에 우승자가 나온다. 이 기록만 나온다면 12월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금메달은 떼논 당상이다”고 말했다. 2002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우승 기록이 16m 60. 아시아기록은 17m 35.

지난해 11월 16m 79를 뛰었던 김덕현이 1년 만에 28cm를 늘린 비결은 순간 스피드 보강. 지난해 남자 허들 110m 챔피언인 ‘황색 탄환’ 류샹(중국)의 소속팀인 상하이 제2운동학교를 다녀온 박 교수가 무게 중심을 낮춰 무릎의 탄력으로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새로운 질주법을 전수한 결과다. 도움닫기 마지막 15m 스피드가 1초 55에서 1초 40로 단축됐고 결국 더 멀리 뛰게 됐다고. 김덕현은 “스피드가 많이 향상됐다. 17m를 넘었으니 이제는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남자 100m에서는 22세 ‘동갑내기 라이벌’ 전덕형(충남대)과 임희남(상무)이 각각 대학부와 일반부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덕형은 10초 55로, 임희남은 10초 48로 우승. 전덕형은 최고기록이 10초 51, 임희남은 10초 45로 1979년 서말구가 세운 한국기록(10초 34)을 깰 기대주다.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일반부 개인혼영 200m에서는 한규철(전남수영연맹)이 2분 2초 30을 기록해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자신이 세웠던 종전 한국기록(2분 2초 91)을 갈아 치우며 정상에 올랐다.

김천=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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