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대학가도 미팅은 골프와”

  • 입력 2006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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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상금 3억 원 돌파에 명문대 입학 예정…. 이쯤 되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고교 졸업반 소녀일 것 같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대형 신인 신지애(18·하이마트·사진). 그는 지난 주말 하이트컵에서 준우승하며 한국 골프의 역사를 다시 썼다. 남녀를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한해 상금 3억 원 고지를 밟았다.

“골프 기록집에 신지애란 이름이 올라가는 거잖아요. 얼마나 신나는 일이에요.”

함평골프고 3학년인 신지애는 올해 KLPGA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상금(3억1543만6000원), 평균 타수(69.58타), 정규 투어 포인트(183점), 신인상 포인트(1151점) 등에서 모두 선두.

○아이언샷 정교해지고 퍼팅 연습 많이 한 덕분

지난해까지 주니어 최강으로 이름을 날릴 만큼 기량은 정상급이었지만 이런 활약은 본인도 기대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아이언 샷이 핀에 딱딱 붙을 만큼 정교해진 덕분이에요.”

155cm의 단신인데도 270야드 장타로 유명한 그는 올 KLPGA투어에서 82.7%의 높은 그린 적중률(1위)을 자랑한다. 밤 12시쯤 잠들기 전까지 서너 시간씩 퍼터와 싸운 덕분에 약점이던 퍼팅도 나아졌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2위(30.4개).

신지애는 지난 주말 연세대 체육교육과의 수시모집 면접을 봤다. 이미 체육특기자로 선발된 상태여서 합격 발표만 기다리면 된다.

“대학생이 되면 수업도 잘 들어가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 골프에 전념해야 하니까 미팅은 사양해야죠. 호호∼.”

5월에 운전면허를 따 조만간 자가용을 장만할 기대에 부풀어 있다.

신지애는 3년 전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어머니는 딸을 응원하러 가던 길이었다. 신지애는 그 후 1년 동안 그 사고로 크게 다친 동생을 병원에서 간병하면서도 골프 클럽은 놓지 않았다. 하늘에서 지켜볼 어머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내일 개막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서 LPGA 직행 노려

올 시즌 활약으로 마음의 짐을 조금 벗은 신지애는 27일 경주에서 개막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여기서 우승하면 꿈의 무대 LPGA투어에 직행하는 길이 열린다.

“도그레그 홀이 많고 그린이 까다로워요. 쌀쌀한 날씨도 변수고요. 최선을 다해 봐야죠.”

18세 소녀의 갈 길은 아직 멀지만 밝은 목소리만큼이나 앞날도 밝을 것 같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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