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올 포스트시즌 들어 가장 잘 던졌다. 5와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
팀이 2-1로 앞선 상황에서 물러나 첫 승리를 따낼 찬스를 맞았으나 구원 등판한 문동환이 동점을 허용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시리즈 2차례를 포함해 4차례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2패만을 안게 됐다.
아쉽겠지만 그에겐 미래가 더욱 중요하다. 1992년 신인으로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염종석(33·롯데)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신인 투수로서 그들은 참 많이 닮았다.
류현진은 올해 18승 6패, 평균자책 2.23, 204탈삼진을 기록하며 선동렬(삼성 감독) 이후 첫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 탈삼진, 평균자책 1위)의 영예를 안았다. 1992년 염종석은 선동렬 못지않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17승 9패를 기록했다. 둘은 나란히 200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포스트시즌 성적이다. 던지고 이기는 재미에 흠뻑 빠졌던 염종석은 포스트시즌에서도 팔이 빠져라 던졌다. 그해 롯데도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는데 염종석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6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1세이브를 따냈다.
그동안 30과 3분의 2이닝을 전력투구했다. 어찌 보면 그게 염종석의 마지막 전성기였다. 무리한 투구 후유증으로 그는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류현진은 이미 고등학교 때 팔꿈치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당장의 한국시리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래다.
대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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