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한 번 변할 세월’이 흘렀지만 이날 경기는 여전히 프로농구 초창기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숨 막히는 접전이 벌어지던 경기 막판 1억4000만 원을 들여 새로 설치했다는 전광판이 2경기 연속 고장을 일으켜 보조 도구를 사용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섬세하게 경기를 이끌어야 될 심판 역시 결정적인 순간에 그릇된 판정이나 애매한 결정을 내려 불꽃 튀던 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볼썽사나운 장면이 속출한 가운데 경기 종료 버저가 울렸을 때 최종 스코어는 92-91로 SK의 1점차 역전승. SK는 시즌 개막 후 2연패 끝에 소중한 첫 승을 거뒀다.
반면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모비스는 간판스타 크리스 윌리엄스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2경기 연속 벤치를 지키는 바람에 첫 승 신고를 못한 채 3연패에 빠졌다. SK 방성윤은 26점을 퍼부었고 키부 스튜어트도 26득점에 15리바운드를 잡았다.
모비스는 비록 윌리엄스가 빠졌지만 이창수의 끈끈한 수비와 양동근, 버지스(이상 21득점), 김동우(16득점·3점슛 4개)의 활발한 공격으로 4쿼터 종료 2분 24초 전 91-84까지 앞섰다.
하지만 SK는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 중인 문경은의 투혼을 앞세워 반격을 시작해 경기 종료 9초 전 스튜어트의 첫 번째 자유투로 90-91까지 쫓아갔다. 스튜어트의 두 번째 자유투가 실패했지만 모비스의 터치아웃 판정으로 공격권을 계속 잡은 SK는 루 로(6득점)의 레이업슛이 빗나갔으나 스튜어트가 종료 1.4초 전 천금같은 탭슛을 넣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잠실(SK 1승) | |||||
| 1Q | 2Q | 3Q | 4Q | 합계 |
SK | 22 | 24 | 27 | 19 | 92 |
모비스 | 23 | 23 | 28 | 17 | 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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