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오만방자한 선수…솜방망이 징계…축구팬 화났다

  • 입력 2006년 10월 2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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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경기에서 심판에게 욕설을 하고 퇴장당한 이천수(25·울산 현대)는 26일 프로연맹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승부에 집착하다 보니 자제력을 잃었다. 정말 죄송하다. 다음부턴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이날 4경기 출전정지(퇴장에 따른 2경기 출전정지 제외)와 400만 원 벌금의 징계를 받았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축구인은 ‘솜방망이 징계’라고 입을 모았다. 프로 지도자를 10년 넘게 한 한 축구인은 “요즘 선수들이 안하무인격이 되고 있어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었는데 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심판이 휘슬만 불면 욕하고 항의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빨리 바꾸지 않으면 그러지 않아도 인기 없는 프로축구가 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도 “심판들의 엄격한 판정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대해 중징계를 내려 재발 방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연맹은 이천수의 말 한마디에 징계의 수위를 낮춘 데 이어 선수를 두둔하기까지 하고 있다. 남궁용 연맹 상벌위원장은 “이천수의 소명이 정상 참작에 도움이 됐다. 선수 본인이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보통 심판에게 욕할 경우 2, 3경기 출전 정지인데 이천수가 유명하다 보니 피해를 더 많이 본 측면이 있다”고 이상한 설명을 곁들이기도 했다. 마치 심판에게 욕하는 게 별일 아니라는 뉘앙스다.

요즘 프로축구장엔 팬이 없다. 25일 열린 6경기 중 울산-대전 시티즌 경기(2433명)를 포함한 4경기가 각각 프로농구 한 경기 평균 관중(5697명)에도 못 미치는 3000명 이하였다.

오만방자한 선수, 승리만 좇는 구단, 구단 눈치만 보는 연맹 등 ‘3박자’가 겹쳐 나타난 당연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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