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일본에서 사업하는 어머니의 어려운 뒷바라지 속에 골프에 매달렸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운동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사이에 모든 게 꿈을 꾸듯 달라졌다. 마치 온 세상을 얻은 것 같다.
동화에 나오는 신데렐라 같은 주인공은 ‘필드의 얼짱’ 홍진주(23·이동수패션).
그는 29일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GC(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전날 5타를 줄이며 선두에 나선 뒤 최종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대전유성여고 2년 선배인 장정(기업은행)을 3타차로 제쳤다.
시상식에서 신라 선덕여왕의 복장에 왕관을 쓴 홍진주는 2003년 안시현, 지난해 이지영(하이마트)에 이어 미국LPGA 비회원으로 우승컵을 안으며 ‘꿈의 무대’인 미국투어 직행의 길을 열었다. 내년 시즌 미국LPGA투어 조건부 시드 1번을 받아 사실상 전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그의 우승으로 ‘코리아군단’은 올 미국LPGA투어에서 11승을 합작하며 이 대회 5연패를 이뤘다. 큰 키(174cm)에 뛰어난 미모를 지닌 홍진주는 지난해 KLPGA 시상식에서 베스트 드레서로 뽑혔으며 실력까지 겸비해 최근 SK를 비롯한 몇 군데 대기업의 스폰서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 2002년 원년 챔피언 박세리(CJ)는 3위(6언더파)에 올랐고 올 KLPGA를 휩쓸고 있는 ‘슈퍼 루키’ 신지애(하이마트)는 공동 4위(5언더파)로 마쳤다.
홍진주는 “너무 기쁘다. 날아갈 것 같다. 한번 우승해봐서 그런지 떨리지는 않았다. 미국 진출은 생각도 못 했는데 엄마와 잘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 성적 순위 선수 파 스코어 ① 홍진주 -11 205(68-67-70) ② 장정 -8 208(68-72-68) ③ 박세리 -6 210(74-69-67) ④ 신지애 -5 211(72-71-68) 카린 이셰르(프랑스) -5 211(68-71-72) ⑥ 허미정(아마추어) -4 212(69-70-73) ⑨ 박희정 -3 213(70-7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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