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동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박진만을 이렇게 평가했다. 박진만은 MVP 기자단 결선 투표에서 53표 가운데 36표를 얻어 배영수(17표)를 제치고 주인공이 됐다.
박진만의 한국시리즈 타격 성적은 3차전 결승타를 포함해 25타수 7안타(타율 0.280) 2타점 4득점. 화끈한 타격은 아니었지만 박진만의 더 큰 기여는 바로 수비였다. 박진만은 26일 4차전에서 2-2 동점이던 9회말 2사 3루에서 한화 심광호의 안타성 타구를 그림같이 잡아내 승부를 연장으로 돌렸고 4-2로 앞선 10회말 2사 2, 3루의 위기에서 투수 오승환의 글러브에 맞고 떨어진 김태균의 타구를 순식간에 잡아 1루에 뿌려 경기를 끝냈다.
서른 살의 나이에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만 벌써 6차례.
삼성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한화에 3-2로 승리해 4승 1무 1패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 2002년과 2005년 한국시리즈 제패에 이은 네 번째 챔피언 등극. 그동안 2년 연속 프로야구를 제패한 팀은 해태와 현대, 그리고 삼성 세 팀뿐. 선 감독은 데뷔 후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최초의 감독이 됐다.
전날 15회 연장 혈투에서 64개의 공을 던졌던 오승환은 9회말 1사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라 선 감독의 공언대로 ‘헹가래 투수’ 임무를 완수했다.
삼성은 1회 선두타자 박한이가 2루타로 출루한 뒤 양준혁의 우전안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고 이어 2사 1, 3루에서 진갑용의 적시타가 터져 2-0으로 앞서 나갔으며 2회에 조동찬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탰다.
6회 집중타로 1점을 빼앗은 한화는 8회 김태균이 솔로 홈런을 터뜨려 2-3까지 따라 붙었지만 9회 1사 만루에서 클리어와 데이비스가 연속으로 아웃당하며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선동렬 삼성 감독=3차전이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이었던 것 같다. 오승환 권오준을 내고도 동점을 허용했다가 연장 12회 끝에 이겼는데 결과적으로 잘됐다. 작년에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준우승에 그쳤는데 올해는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인식 한화 감독=송진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전혀 뛰지 못하게 되면서 선발과 불펜진이 모두 어려워졌다. 그래도 연장도 여러 번 했을 정도로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해줬다. 내년에 우리 팀이 강해지기 위해선 불펜 투수의 좌우 조화를 갖춰야 할 것 같다.
▽한국시리즈 6차전(삼성 4승 1무 1패·잠실) 삼 성 210 000 000 3 한 화 000 001 010 2 [승]하리칼라(선발·1승) [세]오승환(9회·2세) [패]안영명(선발·1패) [홈]김태균(8회·2호·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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