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06 경주오픈마라톤’에서 10km는 물론 하프코스 출전자도 상당수 결승점을 통과했을 때 꼬마 한 명이 힘겹게 골인 지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노주현(6) 군은 아버지 노재욱(33), 어머니 서세연(34) 씨와 함께 10km를 완주했다.
온몸의 힘이 쭉 빠졌지만 주현 군은 금세 표정이 밝아진다.
“엄마 아빠랑 같이 뛰니까 재미있었어요.”
주현 군의 얼굴 오른쪽은 눈에 띄도록 부어있다. ‘신경섬유종’이라는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기 때문. 신경섬유종은 종양이 신경계를 타고 전신에 번지는 무서운 병이다.
뇌종양, 척추측만증, 탈구 안면기형 등 합병증이 있지만 치료약조차 없다고 한다. 한국에도 2만여 명의 환자가 이 병을 앓고 있다고.
이번 대회에는 이 병을 앓는 환자와 가족들의 모임인 ‘신경섬유종을 이기는 사람들’에서 13명이 참가해 10km를 모두 완주했다.
어머니 서 씨는 “한국에서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병이 너무 안 알려져 있어요. 사람들은 특이한 외모만 보고 수근거리고 전염된다면서 슬금슬금 피하죠. 이 병이 전염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신경섬유종은 돌연변이나 유전으로 발현되거든요.”
그들이 생각한 것은 마라톤을 함께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경주 오픈마라톤을 시작으로 세 번째 출전해 모두 완주했다.
‘동병상련’의 환자들이 모여 함께 뛰며 체력도 기르고 친목도 쌓았다. 그 덕분에 신경섬유종을 국가와 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
서 씨는 “유치원에서도 처음에는 아이들이 주현이를 피했는데 약간 아플 뿐 자기들하고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아무 거리낌 없이 친하게 잘 지낸다”라며 “우리 사회 모두가 신경섬유종 환자들과 사이좋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모저모▼
○…이철우 경북도 정무부지사, 김경술 경주시 부시장, 정종복 한나라당 국회의원, 최학철 경주시의회 의장, 윤시영 경북 지방경찰청장, 이영태 경주경찰서장, 권만기 경주시체육회 부회장, 박장수 ㈜휴렉스(아식스 스포츠) 사장, 김학준 동아일보사 사장 등 각계 인사들이 이날 대회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백상승 시장은 해외출장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경북 지방경찰청 및 경주 경찰서에서 교통 통제 및 안전 관리에 200여 명의 경찰력을 지원했다. 경주보건소, 소방서 및 경주 지역 의료기관에서 구급차 10대를 지원했으며 경주모범운전자회 70여 명도 주요 교차로 교통 통제 및 안내 봉사를 했다. 경주마라톤연합회 회원들이 페이스메이커로 뛰었으며 동국대 250여 명, 선덕여중고교 학생 400여 명이 자원봉사에 나섰다.
<특별취재반>
△스포츠레저부=양종구 정재윤 기자
△사회부=최성진 대구경북본부장 이권효 기자
△사진부=안철민 변영욱 홍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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