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만 해도 최경주의 이번 주 스케줄은 유동적이었다. 대회 출전보다는 미국 휴스턴의 집에서 모처럼 가족과 함께 지낼 가능성이 높았다. 캐디인 앤디 프로저 씨 역시 스코틀랜드에서 건강진단을 받으려고 항공편 예약까지 해뒀다.
당시 상금 랭킹이 68위에 처져 있어 2일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7154야드)에서 개막되는 투어챔피언십 출전이 힘들어 보였기 때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이 대회는 상금 30위 이내의 선수만이 초청장을 받는다.
하지만 최경주는 특유의 뚝심을 발휘해 크라이슬러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극적으로 상금 순위를 26위까지 끌어올려 ‘올스타전’ 무대를 밟게 됐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총상금이 650만 달러이며 우승 상금만도 117만 달러에 이른다. 최경주가 정상에 오르면 사상 첫 2연승이자 역시 처음으로 시즌 상금 300만 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최경주는 1일 발표된 조 편성에서 3일 오전 1시 10분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1라운드를 티오프한다. 지난해 유럽투어 조니워커클래식과 BMW아시아오픈에서 동반자가 된 적이 있는 엘스와는 지난달 29일 크라이슬러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인 뒤 2주 연속 만나게 된다. 당시 엘스는 최경주가 새롭게 쓰는 나이키 사각 드라이버에 대해 “샤프트에 참치 깡통을 매단 것 같은 소리가 난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상금 선두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상금 4위 필 미켈슨(미국)은 휴식을 이유로 불참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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