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은 12일 중국 상하이 시샨인터내셔널골프장(파72·7165야드)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겸 아시아프로골프 투어 HSBC챔피언스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유럽프로골프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3년 린데 저먼마스터스 챔피언 최경주(36·나이키골프)와 올해 2월 말레이시아오픈을 제패한 위창수(34·테일러메이드)에 이어 세 번째다.
우승상금 65만6000유로(7억8745만원)의 엄청난 상금도 상금이지만 12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퀼리파잉 스쿨에 응시해 '빅리그'를 노크할 예정인 양용은은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커다란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이번 대회에는 부동의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골프황제' 우즈와 퓨릭, 구센, 그리고 세계랭킹 7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11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12위 헨릭 스텐손(스웨덴), 14위 데이비드 하웰(잉글랜드), 15위 폴 케이시(잉글랜드), 18위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20위 크리스 디마르코(미국) 등 세계 20위 이내 선수만 10명이나 출전했지만 양용은은 이들을 모조리 따돌렸다.
더구나 US오픈을 두 차례나 제패했고 유럽프로골프 투어 대회 등 중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2승을 올린 세계적 강호 구센을 상대로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주눅 들기는 커녕 통쾌한 역전 우승을 따냈다.
세계랭킹 77위인 양용은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50위 이내 진입도 가능해 내년 PGA 투어 카드 없이도 4개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등 굵직한 대회에 출전할 기회도 잡을 전망이다.
구센에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양용은은 3, 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구센에 2타차로 밀려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양용은은 6번홀(파3)와 7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치고도 그린 밖에서 잇따라 버디를 뽑아내 구센의 기를 죽였다.
6번홀에서는 웨지샷이 홀을 파고 들었고 7번홀에서는 그린 에지에서 퍼터를 사용해 버디를 낚았다. 이어진 8번홀(파5)에서도 양용은은 내리막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린에서 버디를 노리던 구센은 양용은이 위기를 버디로 연결시키자 김이 샌 듯 버디 퍼트를 계속 놓쳤고 10번(파4)과 11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로 양용은에게 3타차까지 밀려났다.
기세가 오른 양용은은 12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1m에 바짝 붙여 4타차 선두로 달아나면서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양용은은 16번홀(파4)과 17번홀(파3)에서 잇따라 1타씩을 잃어 구센에 2타차로 쫓겼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파를 막아내 우승을 확정지었다.
구센은 18번홀에서 세번째 샷을 물에 빠트리며 보기로 홀아웃하는 바람에 1오버파 73타를 쳐 2위 자리마저 내준 채 공동 3위(11언더파 27타)로 처졌다.
3라운드에서 부진해 우승권에서 멀어졌던 우즈는 5언더파 67타를 쳐 양용은에 2타 뒤진 12언더파 276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2타를 줄인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합계 7언더파 281타로 퓨릭 등과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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