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훈 대포알 결승골… 수원 “잘만났다, 성남”

  • 입력 2006년 11월 13일 03시 00분


“됐어.”

아크서클 부근을 파고들던 백지훈(21·수원 삼성·사진)은 수비라인 사이로 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정성룡이 보이자 벼락같은 오른발 슛을 날렸다. 빨랫줄처럼 날아간 볼은 정성룡을 지나 크로스바 하단을 스치며 네트를 갈랐다.

후기리그 우승팀 수원이 백지훈의 그림 같은 결승골을 앞세워 포항의 추격을 따돌리고 삼성하우젠 K리그 2006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전기리그 챔피언 성남 일화와 맞붙게 됐다.

단판승부는 집중력이 승부를 가른다는 감독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수원은 백지훈의 한 방으로 끝냈고 성남은 브라질 용병 모따의 감각 슛으로 FC 서울을 울렸다.

수원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후반 9분 터진 백지훈의 20m짜리 결승골 덕택에 포항을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수원은 FA(축구협회)컵 결승에 오른 데 이어 올 시즌 2관왕에 도전하게 됐다. 통산 네 번째 K리그 우승 도전.

수원은 이번 시즌 포항과 2번 맞붙어 모두 패배를 안으며 유독 약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단판승부로 챔피언결정전 진출 팀이 결정되는 플레이오프에선 달랐다.

수원의 구세주는 백지훈. 올해 서울에서 수원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백지훈은 중요한 경기마다 승부를 결정짓는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수원의 구세주가 됐다. 후기리그에서 기록한 4골 중 3골이 결승골. 8일 FA컵 4강전에서도 팀의 쐐기포를 기록했던 백지훈은 이날 결승골로 ‘수원 해결사’로 입지를 굳혔다.

포항의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은 실점한 뒤 곧바로 부상에서 복귀한 이동국과 프론티니, 따바레즈 등 공격수를 잇달아 투입해 반격을 노렸지만 공격수 김대의를 빼고 수비수 이싸빅을 넣어 수비를 강화하는 등 탄탄한 수비벽을 쌓은 수원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한편 성남은 11일 전반 40분 터진 삼바 용병 모따의 결승골 덕택에 서울을 1-0으로 제압했다. 1993∼1995년, 2001∼2003년 리그에서 각각 3연패한 성남은 통산 7번째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한편 챔피언결정전은 19일(성남 탄천종합운동장)과 25일(수원월드컵경기장·이상 오후 2시) 열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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