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伊우승 확정 공 22억원에… ‘홍명보 4강 공’은 먼지만

  • 입력 2006년 11월 17일 03시 06분


2006 독일 월드컵의 우승팀을 결정한 축구공(왼쪽)이 거액에 팔렸다는 소식이 최근 화제가 됐다.

7월 9일 독일 베를린에서 이탈리아의 파비오 그로소가 다섯 번째 승부차기를 성공시키며 이탈리아의 우승을 확정지었던 그 공이다. 가격은 240만 달러(약 22억5000만 원).

이탈리아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이 공은 카타르 왕족 셰이크 모하메드 빈 하마드 알타니 씨의 소유가 됐다. 알타니 씨는 도하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동안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도하 아시아경기 돔 경기장)’에 이 공을 전시할 예정이다.

국내에도 이와 비슷한 공이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코치의 승부차기 공(오른쪽). 축구 전문 수집가 이재형(45) 씨가 8월 이집트에 날아가 당시 주심 가말 알 간두르 씨에게서 받아온 것이다(본보 8월 9일자 32면 참조).

하지만 이 공은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지하 금고에서 잠자고 있다.

이 씨는 이 공을 박물관이나 공공기관에 전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공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곳은 없었다. 이 씨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은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종 한양대 체육학과 교수는 “한국의 스포츠 관람 수준이 낮기 때문에 이런 기념품에 대한 가치를 못 느끼는 것”이라며 “승부에만 집착하는 폐쇄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제대로 스포츠를 즐기는 문화를 육성하고 박물관 등 기반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세계적 명문 구단은 구단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프로야구단 삼성이 경산볼파크에 운영하는 역사관이 유일하다.

월드컵 이탈리아 우승 공과 한국 4강 공
2006 독일 월드컵 결승
프랑스-이탈리아
대회와 경기2002 한일 월드컵 8강
한국-이탈리아
이탈리아의 승부차기 승경기 내용한국의 승부차기 승
카타르 왕족 셰이크 모하메드 빈 하마드 알타니소유자축구 수집가 이재형 씨
모하메드 빈 하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자선기금 모금 경매에 내놓은 것을 낙찰어떻게
갖게 됐나
이집트 주심 가말 안 간두르 씨가 기증
도하의 ‘어스파이어 아카데미’에 전시어디에 있나하나은행 금고에 갇혀 있음
240만 달러
(약 22억5000만 원)
가격?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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