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필렬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이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세계무대를 향해 날갯짓하고 있는 최윤희(20·원광대·사진)에게 특별한 선물을 했다. 더욱 분발하라고 각각 100만 원 상당의 장대 3개를 선물한 것이다.
세계 육상의 최고 인기 종목 중 하나인 여자 장대높이뛰기는 국내에선 비인기 종목. 올림픽과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정식 종목이지만 전국체전에서는 시범종목으로 홀대받고 있다.
이런 서글픈 풍토 속에서도 최윤희는 2000년부터 지난달 전국체전까지 무려 15번이나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세계기록(5.01m) 보유자인 러시아의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를 본떠 ‘한국판 미녀 새’로 불리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4월 광주에서 열린 종별선수권대회 때 최윤희가 두 번이나 한국기록을 넘자 “하나는 포상금(500만 원), 하나는 큰 선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전국체전에서 최윤희가 또다시 4.10m의 한국기록을 세우자 장대 3개를 사주게 된 것이다.
장대높이뛰기에서 장대는 경기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 넘는 높이에 따라 길이가 다르고 탄성 강도도 다르다. 4m 중반을 뛰려면 그에 맞는 장대가 필요하다.
최윤희는 새 장대를 받게 됐다는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원(65) 감독은 “새 장대에 걸맞은 스피드와 파워를 키운다면 다음 달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메달 진입도 가능하다”며 활짝 웃었다.
육상연맹은 최윤희를 중학교 때부터 지도하고 있는 이 감독에게도 아시아경기대회 참관이라는 선물을 전했다.
이 감독은 공식 대표팀 감독이 아니라 AD카드는 없지만 현장에서 최윤희에게 조언할 기회를 갖게 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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