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실비실 프로복싱… ‘수입 주먹’도 가뭄

  • 입력 2006년 11월 18일 02시 57분


《“이주희 씨, 저랑 결혼해 주실래요?” 캐나다 출신의 복서 조 피노(33)는 올해 초 프로복싱 신인왕전 미들급 우승을 차지한 뒤 링 위에 올라와 축하해 주던 한국인 애인에게 트로피를 안긴 채 무릎을 꿇고 청혼을 했다. 두 사람은 2007년 초 결혼할 예정이다.》

피노는 외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로 한국 프로복싱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 2002년 러시아 출신의 이슬라모프 아담(23)이 이 체급에서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신인왕을 차지한 바 있다.

아담은 현재 복싱을 그만뒀지만 피노는 계속해서 복싱을 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 미들급 챔피언이 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하고 있는 그는 캐나다 정부기관에서 아동보호활동을 했다. 어린이들이 고통 받는 것을 보며 일에 회의를 느끼고 있을 때 한국에 있던 친구들의 권유로 방한했다. 한국에 온 지는 6년째. 대학시절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5년 전부터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BHA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항상 나 자신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것이 복싱의 매력”이라는 그는 “한국챔피언이 된다면 늘 태극기를 들고 다니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외국인들도 국내 프로복싱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다. 그러나 수는 많지 않다. 몽골 출신의 라크바(36)가 한국에서 훈련해 2004년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급 챔피언이 된 뒤 몽골 출신 선수들이 한때 한국의 많은 체육관에서 운동했다. 최근엔 대바이라(26)가 웰터급 한국챔피언을 지냈고 동양챔피언에 도전했으나 패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는 10명이 채 안 된다. 자국의 복싱 시설이 미흡한 몽골 네팔 등지의 선수가 대부분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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