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K리그챔프 성남 평균 관중수6위 ‘그들만의 우승’

  • 입력 2006년 11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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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게 마련이다.

25일 수원 삼성을 제치고 통산 7번째 K리그 정상에 오른 성남 일화가 그렇다. K리그 3연속 우승 두 번에 이어 또 정상에 올랐으니 겉으로 보기에 프로축구 최고의 구단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딴판이다. 올 시즌 성남은 K리그에서 전기리그 우승과 통합 1위,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평균 관중에서는 8579명으로 14개 구단 중 6위에 그쳤다. 1위 수원(2만4499명)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2위 FC 서울(1만8782명)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시민구단인 대구 FC(1만4513명), 인천 유나이티드(1만1505명), 대전 시티즌(9507명)에도 뒤진다.

팬이 없는 팀은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 올 K리그 4강 플레이오프(성남-서울, 수원-포항 스틸러스)가 열릴 때 대부분의 전문가는 “수원과 서울이 맞붙어야 가장 좋은 카드인데…”라고 말했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짓는 K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서 치러야 한다는 의미다.

성남은 실력에서는 단연 국내 최강이다. 박사 학위까지 받은 ‘공부하는 사령탑’ 김학범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에 김두현 우성용 모따 등 스타 플레이어가 잘 어우러졌기 때문에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로 불리는 초호화 군단 수원을 물리칠 수 있었다.

이런 팀 전력에 팬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구단의 마케팅 능력이 더해져야 명실상부한 명문 구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적으면 “성남이 우승하면 한국 프로축구가 한 발 뒤로 물러서는 것이다”라는 얘기까지 나올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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