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전기 리그에서 우승한 뒤 “프로에 진출해도 충분히 팀을 지원할 만큼 자금도 마련돼 있다”며 K리그 진출을 기정사실화했다. 당시 모 관계자가 밝힌 프로 진출 준비 금액은 300억 원이 넘었다.
그런데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국민은행 관계자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우승을 해도 K리그에 올라갈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챔프전이 끝난 뒤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더 심했다.
‘프로에 가려면 은행법상 재정경제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고객의 돈으로 이익을 내서 적자가 뻔한 곳에 투자하는데 주주들을 설득할 논리가 미약하다.’ ‘론스타 사태로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돼 분위기가 흉흉하다.’….
K리그와 N리그는 한국축구 발전이란 대명제 아래 유럽 프로리그식의 업다운제(승강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K리그의 하위팀과 N리그의 상위팀을 교체하면서 축구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그 첫 시도가 2006 N리그 챔피언을 K리그로 승격시키는 것이고 첫 주인공이 국민은행이다.
프로구단 운영은 한국축구 발전에 대한 투자라는 측면에서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으로 볼 수 있어 명분도 충분하다. 특히 은행만의 철저한 경영 ‘노하우’를 살려 흑자를 낸다면 만성적인 적자로 허덕이고 있는 프로축구판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은행의 생명은 ‘신용’이다. 국민은행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축구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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