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없어도 삼성 성적이 좋지 않으냐. 정신 바짝 차려라.”
시즌 초반 서장훈과 이규섭이 뛸 때 3승 4패로 하위권이던 삼성은 이들이 빠진 뒤 6승 1패로 오히려 분위기를 되살렸다. 최근 4연승으로 28일 현재 KTF, LG와 공동선두.
그렇다고 서장훈(207cm)과 이규섭(197cm)이 없어야 삼성이 잘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평균 30득점, 10리바운드 이상을 합작하는 이들은 삼성의 장점인 ‘높이’를 책임진다.
무엇보다 삼성의 상승세는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결과로 보인다.
대표 차출로 높이의 우위는 약해졌지만 그동안 감춰져 있던 장점을 살렸다.
특히 빠른 공수 전환과 탄탄한 수비가 살아났다.
강혁, 이정석에 신인 이원수와 용병 존슨의 스피드를 활용한 확률 높은 속공이 위력을 발휘했다.
강혁은 농구에 새롭게 눈을 뜬 듯하다. 국내 선수 득점 2위(평균 16.4득점)에 어시스트 1위(8.1개), 가로채기 4위(1.9개)로 가드로서 모든 분야에 걸쳐 고른 활약을 했다.
대표선수 차출 이전과 이후의 삼성 기록을 비교할 때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가로채기다. 초반 7경기에서 40개에 머물던 삼성의 가로채기는 그 후 7경기에서 72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선수들이 악착같은 근성으로 수비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뜻.
삼성은 비시즌에 대표 차출에 대비한 다양한 전술 옵션을 미리 연마해 뒀다. 용병도 지난 시즌 우승 멤버였던 존슨, 오예데지와 재계약을 해 안정감을 높였다.
전화위복을 실감하고 있는 삼성 코칭스태프는 이제 대표 선수 복귀 후 혼선을 염려할지도 모르겠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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