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국 ‘사실상’ 0패… 대만 ‘확실한’ 한수위

  • 입력 2006년 12월 1일 03시 01분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이제 대만은 만만한 적수가 아니다.

김재박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9일 “대만에 비해 수비는 우리가 위다. 해외파들이 나온 투수력은 대만이 강하다”고 말했다.

30일 도하 아시아경기 대만전 스코어는 2-4. 대만은 천융지의 홈런 2방, 셰자셴(성타이)의 홈런 한 방 등 깨끗하게 점수를 뽑았다. 반면 한국은 대만의 미숙한 수비 덕에 가까스로 2점을 뽑을 수 있었다.

4회 이대호의 3루타가 된 타구는 중견수 셰자셴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5회에도 이대호의 평범한 3루 땅볼을 상대 수비가 놓치면서 한 점을 더 뽑았다. 만약 정상적인 수비였더라면 한국은 영패를 당할 뻔했다.

각종 국제 대회에서 대만에 패할 때마다 한국의 변명은 최강 멤버가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수비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대만야구는 한국을 능가했다.

4회 천진펑(라뉴)은 4번 타자임에도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곧이어 5번 타자 린즈성(라뉴)도 2루를 훔쳤다. 5회 후진룽(LA 다저스)은 1사 후 기습 번트로 한국 배터리를 흔들었다. 대만 야수들의 번트 수비도 뛰어나서 한국은 두 번이나 1루 주자가 2루에서 객사했다. 대만야구가 성장한 가장 큰 동력은 선진야구와의 교류다. 많은 선수가 미국, 일본으로 나가 야구를 배워 와 고국에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이날 한국을 무너뜨린 것도 궈훙즈, 천융지, 후진룽, 천진펑 등 외국에서 실력을 키운 선수들이었다.

도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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