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태극전사들의 몸]‘열정 + 헌신’

  • 입력 2006년 12월 2일 03시 01분


양태영의 근육  조각상 같은 모습의 몸짱. “어떻게 그런 몸을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에 “10년 넘게 매일 훈련을 하면 이렇게 된다”고 대답한다. 링 위에서 연기를 펼칠 때면 미세한 실 근육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낸다.
양태영의 근육
조각상 같은 모습의 몸짱. “어떻게 그런 몸을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에 “10년 넘게 매일 훈련을 하면 이렇게 된다”고 대답한다. 링 위에서 연기를 펼칠 때면 미세한 실 근육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낸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15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지는 2006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70개 이상의 금메달로 2위 수성을 노린다. 은메달과 동메달까지 한국 선수단이 거둘 메달은 200개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37개 종목 832명의 한국 선수들은 그동안 뼈를 깎는 훈련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이들이 기울인 노력의 흔적은 신체의 일부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손을 찍고 싶다는 요청에 여자 역도 최중량급 세계 1인자인 장미란(원주시청)은 한사코 보여 주지 않으려 했다. “다들 똑같이 고생하는데 나만 부각되는 것이 싫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는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할 때 하루 평균 5만 kg의 무게를 들었다. 1t 트럭 50대가 매일 장미란의 손 위에서 떴다가 가라앉았던 셈이다.

레슬링은 눈에 확 드러날 정도로 신체의 한 부위를 희생해야 하는 종목이다. 귓바퀴가 온전한 레슬링 선수는 없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84kg급의 김정섭(삼성생명)도 마찬가지. 이번 대회 금메달 유망주인 김정섭을 만났을 때 그는 두통과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너무 운동을 많이 하면 가끔 그렇다”고 했다. 어지러운 상태에서도 눈매는 여전히 매서웠다. 그는 “금메달 따고 제대로 인터뷰 하시죠”라고 말했다.

레슬링만큼 힘든 종목이 유도. 여자 유도 79kg급의 배은혜(동해시청). 좀처럼 틈이 나지 않다가 훈련 도중 왼발이 퉁퉁 부어오르자 짬이 났다. 그러나 부상을 치료하면서 몇 마디를 나눈 게 전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훌훌 털고 다시 상대방을 메치러 매트로 달려갔다.

‘유도 얼짱’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매트 위에만 서면 사나운 ‘여전사’로 돌변한다. 손가락이 삐는 부상을 하자 중지와 약지를 붕대로 묶어 하나로 만들어 버렸을 정도다.

체조의 양태영(포스코건설)은 미세한 근육이 눈에 보일 정도의 완벽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17년 동안 매일 훈련을 하면 이렇게 된다”고 했다.

보기와 달리 또 힘든 것이 양궁이었다. 하루 화살 300∼400개로 활을 쏘는 윤옥희(예천군청)는 매일 밤 결린 어깨를 마사지 받아야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인 양궁 선수들은 고운 얼굴과 거친 손의 대비가 두드러졌다.<도하에서>

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사진=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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