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한 적도기니 수영 선수. “빠져 죽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헤엄을 쳤다”는 그는 자유형 남자 100m 예선에서 얼굴을 꼿꼿이 세운 일명 ‘개헤엄’으로 1분 52초 72만에 100m를 완주해 화제를 모았다. 우승자 기록은 47초 84.
2006 도하 아시아경기엔 ‘제2의 무삼바니 3형제’가 나란히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아직도 총성이 멈추지 않은 이라크의 10세 소년 수영선수 아메르 알리와 그의 두 형인 아메드(14)와 알리(12). 특히 아메르는 20년 만에 아시아경기에 참가한 이라크 선수단 85명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 전체 출전 선수 8554명 중 최연소자.
올림픽 수영은 만 14세 이상이라는 나이 제한이 있지만 아시아경기엔 없어 열 살짜리 소년의 출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아메르와 그의 두 형은 출전한 경기에서 모두 예선 탈락했다.
아메르는 4일 치러진 배영 200m 예선에서 참가선수 20명 중 맨 뒤인 2분 47초 28을 기록했다. 이 종목 우승자인 이리에 료스케(일본)의 기록은 1분 58초 85. 그는 5일 배영 남자 100m와 6일 개인혼영 남자 200m에도 출전했지만 ‘역시나’ 최하위로 예선에서 탈락했다.
아메르는 “레이스를 마칠 수 있어서 기쁘다. 언젠가는 나도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총성이 멎지 않는 한 삼형제가 또다시 ‘아시아인의 축제’에 참가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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