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걸 수 없어 더 슬픈 금메달

  • 입력 2006년 12월 9일 03시 02분


승마 종합마술경기 중 뜻밖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 김형칠 선수의 영정 앞에 7일 명예 금메달이 쓸쓸히 놓여 있다.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DAGOC)는 승마를 위해 한평생을 바친 고인을 위해 명예 금메달을 수여했다. 도하=연합뉴스
승마 종합마술경기 중 뜻밖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 김형칠 선수의 영정 앞에 7일 명예 금메달이 쓸쓸히 놓여 있다.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DAGOC)는 승마를 위해 한평생을 바친 고인을 위해 명예 금메달을 수여했다. 도하=연합뉴스
마지막 출전에서 따고 싶다던 금메달은 분향소 영전 아래 놓여 있었다.

도하 아시아경기 종합마술 경기 도중 낙마 사고로 숨진 고 김형칠(47·금안회) 선수의 분향소가 만들어진 선수촌 내 퍼블릭 존.

○ 각국 선수단 추모행렬 이어져

도하 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DAGOC) 칼리드 알카타니 사무총장은 8일 ‘명예 금메달’을 고인의 영전에 바쳤다. 이번 대회에서 실제로 주는 금메달이었다.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없던 고 김형칠 선수는 저세상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받았다.

이틀 연속 분향소 앞에는 추모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국적과 종목을 가리지 않고 많은 선수가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8일 오후에는 안드레이 샬로힌 코치를 비롯한 3명의 카자흐스탄 승마대표선수가 조문을 했다. 샬로힌 코치는 “히로시마 대회에서 김형칠과 멋진 경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었고, 실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유족 대표로 한국에서 도하로 날아온 동생 재칠 씨는 김홍철 종합마술 코치와 끌어안고 통곡을 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재칠 씨는 이에 앞서 시신이 안치된 하마다 병원의 영안실에서 형의 모습을 봤다. 그는 “형님이 눈도 제대로 못 감고 돌아가셨다. 얼마나 보고 싶은 사람이 많았으면…”이라며 울먹였다. 그는 또 “어서 빨리 형님이랑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말했다.

○ KOC, 유족에 보상금 지급하기로

재칠 씨는 김 선수의 시신을 수습해 10일 한국으로 돌아간다.

장례 절차는 한국에 있는 형 성칠 씨와 고 김 선수의 아내 소원미 씨가 대한체육회(KOC)와 논의 중이다. 장례는 한국에 도착하는 날을 기준으로 대한올림픽위원회장으로 3일장을 치를 예정이다.

한편 8일 고 김형칠 선수에게 체육훈장 맹호장이 추서됐으며 유족에게는 5000만 원의 보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도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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