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아시아를 삼킨다

  • 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1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보스턴은 최근 일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잡기 위해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썼다. 단독 교섭권 5110만 달러(약 485억 원)에 6년간 연봉 5200만 달러(약 495억 원)다.

마쓰자카 외에도 일본 선수들은 올겨울 대거 메이저리그행을 확정지었다. 한신 왼손 에이스 이가와 게이는 뉴욕 양키스로, 야쿠르트의 호타준족 3루수 이와무라 아키노리는 탬파베이로 간다. 요미우리의 38세 노장 투수 구와타 마쓰미는 피츠버그와 계약했다.

최고의 무대에 서게 된 일본 선수들은 만족한 얼굴이다. 선수를 보내면서 거액을 챙기게 된 일본 구단들 역시 밑질 게 없다. 그러나 뒤에서 가장 큰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은 메이저리그다.

겉으로 볼 때 메이저리그는 막대한 돈을 지불한다. 그러나 지금 쓰는 돈은 더 큰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투자라고 보면 된다.

2007년 4월 11일 마쓰자카는 일본 야구 최고의 대미 수출품인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맞대결을 벌인다. 4월 21일에는 마쓰자카 대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의 대결이 펼쳐진다. 일본 최고 스타들이 세계무대에서 일본 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는 TV 중계권료로 일본에서 6년간 2억7500만 달러(약 2610억 원)를 받고 있다. 마쓰자카와 스즈키, 마쓰이 등의 활약이 계속되고 지금처럼 뛰어난 일본 선수들이 계속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다음 계약 때는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유니폼이나 모자 등 물품 판매로 얻는 수익 역시 크게 늘어난다.

한국과 대만 역시 큰 수입원이다. 한국의 케이블 채널 Xports는 4년간 4800만 달러(약 456억 원·추정)를 지불하고 있다. 왕젠민(뉴욕 양키스)의 활약에 고무된 대만도 메이저리그와 대형 중계권료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13억 인구의 중국도 잠재력이 무한한 시장이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야오밍(휴스턴)처럼 야구에서도 대형 스타가 나오기만 하면 더는 말이 필요 없다.

이를 위해 메이저리그는 2008년에 중국 현지에서 정규 시즌 경기를 치르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올 시즌 역대 최다인 7492만220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그러나 청소년층에서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메이저리그가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찾은 게 야구의 세계화다. 그리고 그 첫 대상이 바로 아시아 시장인 것이다.

ML에 진출한 일본-대만의 주요 선수
국가선수구단연봉
일본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6년 5200만 달러
이가와 게이뉴욕 양키스5년 2000만 달러
이와무라 아키노리탬파베이3년 770만 달러
스즈키 이치로시애틀4년 4400만 달러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4년 5200만 달러
대만왕젠민뉴욕 양키스2006년 353만 달러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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