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감독들 “이길 수 있다면 머리카락 빠져도…”

  • 입력 2006년 12월 28일 03시 05분


머리 감기가 두렵다. 빗질을 하면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진다. 또 머리에 하얀 서리라도 내린 것 같다.

요즘 프로농구 지도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세’다.

연일 가슴 졸이며 경기를 치르느라 스트레스가 심해져 탈모 증세에 흰 머리가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은 접전 양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 그들의 마음고생은 더욱 심해졌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어 두피 건강에 좋다는 특수 샴푸를 구해 머리를 감고 있다. 며칠 전에는 프로야구 정재공 단장이 600만 원에 머리카락을 심었다는 최석화 사무국장의 얘기를 듣고 귀가 솔깃해지기도 했다.

단독 선두를 달리는 유 감독은 그나마 여유 있어 보인다.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머리카락 돌보기는 ‘사치’에 불과하다.

중위권에 머물고 있는 동부 전창진 감독과 강동희, 김승기 코치는 흰 머리가 많아져 ‘백발 삼총사’로 불린다. 비시즌 때 염색을 하던 강 코치는 “주위에서 어디 안 좋으냐고 묻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머리카락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KCC 허재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탈모로 피부과를 다녔는데 이번 시즌에 팀이 최하위로 처져 탈모를 신경 쓸 처지가 아니다. 그 바람에 두피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

‘머리카락이 아무리 빠져도 이길 수만 있다면….’ 코칭스태프의 한결 같은 마음이 아닐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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